[인터뷰] 나경원 "힘든 국민들, '권력다툼'으로 비치는 전당대회 관심없다"

하윤해 2022. 7. 2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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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이 22일 서울 동작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이준석 당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 이후 국민의힘에서는 지도부 체제를 둘러싼 논쟁이 가시지 않고 있다.

차기 전당대회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나경원 전 의원의 이름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다시 나오고 있다.

한 국민의힘 재선의원은 “당대표 당선을 장담하기는 힘들지만, 인지도 높은 나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전당대회 판도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당사자인 나 전 의원은 현재 논의되는 차기 전당대회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 전 의원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고생하는 국민들은 지금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다”면서 “그것(국민의힘 전당대회)은 오로지 (국회가 있는) 여의도의 관심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이어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얘기하는 것은 여권의 권력다툼으로 비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초반을 기록하는 것과 관련해 “경제위기 해법과 관련해 기업들에게는 ‘임금을 올리지 말라’고 하고, 은행들에게는 ‘대출이자를 올리지 말라’고 하는데, 단편적이고 파편적인 해법만 나온다”면서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은 또 “야당도 지나치다”면서 “탄핵을 벌써 얘기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0.73%포인트 격차로 승패가 갈린 대선에 대해 승복하지 못하는 오만함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을 22일 서울 동작구에 있는 나 전 의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동작을이 지역구인 나 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지난 6·1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시의원·구의원들과 회의를 가졌다.

또 이날 오후 3시엔 지역구민들의 민원과 어려움을 들어주는 ‘금요 데이트’라는 이름의 만남을 열기도 했다.

정치권의 관심에서는 조금 멀어졌지만, 성공적인 국회 귀환을 위해 바쁘게 지내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정말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대선 때는 제주도까지 전국을 다 다니며 86번인가 선거유세를 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동작구청장 선거에서도 이기고, 구의원 선거에서도 이겨 동작구의회에서 다수당이 됐다.

그리고 대통령 특사로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인) 다보스 포럼(지난 5월 22∼2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에 다녀왔다.

다보스 포럼에서는 경제안보·기후변화·팬데믹 이슈가 3대 이슈였다.

특히 기후변화 이슈와 관련해 ‘탄소 중립(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에 대해서는 ‘착한 일 한다’는 어젠다로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녹색기술(친환경기술) 산업의 선도적인 국가로 이니셔티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다보스 포럼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만나 윤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받아왔다. 서한에는 빌 게이츠가 ‘윤 대통령과 앞으로 함께 일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나경원 전 의원이 22일 서울 동작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현실정치 얘기를 하자.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 초반대를 보이고 있는데.

“걱정스럽긴 하다. 그러나 다보스 갔을 때 ‘대한민국은 국운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석열정부가 들어서 가장 먼저 바뀐 부분은 외교안보정책이다.

경제안보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과거 문재인정부처럼 ‘북한 바라보기’만 했으면 우리가 먹고 살기 힘들었을 텐데, (윤석열정부가 들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경제문제에 집중해서 얘기를 한다면,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 여당도 맨날 갈등 모습만 보이고 있다.

야당도 문제다. 국정의 발목을 잡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전형적인 수법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은 (보수) 정권 때마다 정권 흔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민주당은 이명박정부 초기 때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소고기 촛불시위’ 같은 것을 어떻게 만들어 갈까를 고민하는 것 같다.”

-이준석 당대표 징계 문제는 어떻게 보나.

“경찰수사 결과를 보고 윤리위가 결정을 내렸으면 좋았을 텐데, 징계 발표 시기를 앞당긴 것은 순서가 틀렸다고 본다.

갈등이 정리된 게 아니라 계속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부담스러운 것이다. 이 대표도 자숙하기보다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정치행위를 하고 있다.

일이 마무리되는 느낌이 없다. ‘탈북 어민 강제 북송’ 문제 등도 이슈가 하나씩 정리되고, 마무리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체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가는 것이 당헌·당규 정신에 맞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그러나 권 대행이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의 빌미를 준 발언을 한 부분은 굉장히 아쉬웠다.

그리고 원내대표 업무가 굉장히 과중하다. (권 대행이 원내대표 업무와 함께) 여당 당대표 업무까지 함께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것은 아닌가 하는 그런 걱정도 좀 든다.”

-차기 당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가 열릴 경우 출마할 의향이 있는가.

“내가 한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한다고 안 하는 것도 아니다, 그게 내 답이다.

전당대회가 언제 열릴지도 모르는데, 왜 고민을 당겨서 하나.

어떤 상황이 올지,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봐야 한다. 내가 (당대표를)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되면 하는 것이고, 그런 분위기가 아니면 안 하는 게 맞다.

내 욕심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다음 총선 승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을 잘 운영할 수 있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나경원 전 의원이 22일 서울 동작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김기현 의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두 분 다 훌륭하신 분들이다. 다만, 안철수 의원은 차기 대권에 도전하려고 하는데, 당대표를 하면 다른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조금 불편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김기현 의원에 대해선 따로 코멘트할 것이 없다.”

-윤석열정부 첫 내각 인선에서 장관에 임명되지 않았는데, 섭섭한 점은 없는지.

“그런 거 가지고 섭섭할 것 없다. 대통령께서 알아서 생각하고 하는 것이다.”

-보수 정치인 중에 인지도는 매우 높지만, 강경 이미지와 비호감 이미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약간 언성을 높이며) 나에 대한 비호감 이미지는 민주당이 만들어 낸 말인데, 보수 진영에서도 회자된다는 것이 굉장히 불만스럽다.

어디 동네를 한번 가보라. (나에게) ‘사진 찍어달라’고 하고, ‘응원한다’고 하고, ‘사인해달라’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다.

나를 둘러싼 (네거티브) 프레임은 아이들(자녀) 부정입학, 친일파, 싸움꾼이다.

우선, 아이들 부정입학과 관련해서는 13건이 무혐의 처분(일부는 ‘공소권 없음’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이 나왔다.

(2004년 자위대) 행사 참석 때는 ‘이거 잘못됐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행사장을) 먼저 나왔다. 그때, 끝까지 자리를 지킨 민주당 의원도 있었다. 그 의원은 왜 친일파가 아닌가.

그리고, 원내대표 시절 내가 했던 투쟁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투쟁과 조국 투쟁이었다.

내가 원내대표를 시작했을 때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지지율이 24%였는데, 32%로 올렸다.

그들(민주당)이 싸움이라고 하니까, 계속 우리가 따라 하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을 위해 제언을 한다면.

“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한 원인 중의 하나가 우리를 지지해준 지지층이 상당히 빠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는 우리가 꺼낸 개혁 의제들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안 보인다는 점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한다.

연금·노동·교육 개혁 등 3대 개혁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 때는 경기지사, 충북지사 후보군에 거론됐고, 종로 등으로 국회의원 지역구를 옮길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지역구를 왜 바꾸나. 나는 명분 없는 정치는 안 한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경우, 2024년 총선까지 어떤 일을 할 계획인가.

“어디에 있거나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후변화가 굉장히 중요한 어젠다라고 생각한다. 기후변화 어젠다에 대해 더욱 연구하고, 집중할 계획이다.”

하윤해 정치부장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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