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상반기만 적자 '13조' 넘는다..힘실린 4분기 전기료 인상

세종=이준형 2022. 7. 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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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올 상반기에만 13조원이 넘는 적자를 낼 전망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5조4836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한전이 지난 1분기 7조7869억원의 적자를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 영업손실만 13조2000억원을 훌쩍 웃돈다.

하지만 전기를 밑지고 파는 구조로 인해 한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기존 규정을 손보고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폭을 연간 최대 조정한도인 5원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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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밑지고 파는 한전..2분기 적자 5.5조 전망
회사채 '돌려막기'도 한계..상반기만 15.5조 발행
정부는 3분기 전기료 5원 인상..연간 최대 조정한도
4분기 인상 가능성도 열어놔.."필요시 약관 다시 개정"
한전 1분기 영업손실 7조8천억원, 사상최대…"고유가-요금동결 영향"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한국전력공사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7조7천86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5천656억 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5월 13일 공시했다. 매출은 16조4천641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순손실은 5조9천259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모습. 2022.5.13 ryousant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한국전력이 올 상반기에만 13조원이 넘는 적자를 낼 전망이다. 국제유가 등 연료비 상승세에 비해 전기요금 인상은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한전 적자를 줄이기 위해 3분기 전기요금 인상폭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렸지만 4분기 전기요금 인상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5조4836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한전이 지난 1분기 7조7869억원의 적자를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 영업손실만 13조2000억원을 훌쩍 웃돈다. 한전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영업손실을 냈던 지난해 전체 적자(약 5조9000억원)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규모다.

한전이 ‘적자 늪’에 빠진 건 전기를 밑지고 팔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기점으로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전기요금은 연료비 인상폭을 따라가지 못했다. 한전이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만 커지는 기형적 구조가 만들어진 이유다. 실제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 1~5월 기준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오는 가격인 전력도매가격(SMP)은 kWh당 177.39원을 기록한 반면 전력판매단가는 108.2원에 그쳤다.

회사채 발행도 한계치…하반기도 녹록지 않아

회사채 발행도 한계에 달했다. 한전은 올 상반기에만 15조5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최근 반년새 발행한 회사채 규모가 지난해 연간 발행액(10조4300억원)의 약 1.5배에 이른다. 전력업계는 한전의 올해 회사채 발행액이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 회사채 발행액 한도가 자본금과 적립금의 2배 이하로 제한돼 빚으로 운영자금을 대는 ‘돌려막기’도 조만간 임계치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달 말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5원씩 인상한 이유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전기요금 구성요소 중 하나로 연료비 변동폭을 반영해 분기별로 조정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초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며 물가 안정을 이유로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폭을 분기당 최대 3원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전기를 밑지고 파는 구조로 인해 한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기존 규정을 손보고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폭을 연간 최대 조정한도인 5원까지 끌어올렸다.

문제는 한전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당초 한전이 산정한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폭은 kWh당 33.6원이었다. 연료비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전기를 밑지고 팔지 않으려면 3분기 전기요금을 최소 33.6원 올려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23년 만에 6%대를 기록하는 등 고물가 상황 속에서 정부가 서민경제와 직결된 전기요금을 33원씩 올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해 '30조' 적자 전망도…4분기 전기료도 오르나

한전이 올해 30조원이 넘는 적자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전의 올해 적자가 30조2201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전 올해 영업손실에 대한 증권가 컨센서스도 23조274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전이 올 하반기에만 최소 10조원이 넘는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료비 조정단가 추가 인상에도 힘이 실린다. 정부는 이미 기존 연료비 연동제 규정을 개정하며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연간 최대폭으로 인상했다. 하지만 정부가 또다시 규정을 손보면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추가적으로 인상할 수 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4분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연료비 추이를 보면서 (전기요금을) 추가로 올려야 한다고 판단되면 연료비 연동제 규정은 다시 개정할 수 있다”면서 “개정 작업 자체는 복잡하지 않은 편”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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