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 않는다'는 사이, 尹 지지율 20%대 목전..文 비판 도움 안돼, '비전' 내놔야

오주연 2022. 7.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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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두 달 밖에 안됐는데 '탄핵' 운운, 너무 나갔다..정부·여당, 아쉬움·답답함 보여
윤건영, "'인사도 민생도 문제없다'는 식의 대응, 왜 지지율 떨어지고 욕 먹는지 모르는 듯"
지지율 30% 미만되면 나머지 70%가 문제점 계속 지적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만들어져
'침묵의 나선이론' 따라 국정운영 더 위축
전 정권 비판보다 미래 비전 제시해야 현 상황 타개 가능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지지율이 오를 때나 내릴 때나 어떤 경우에나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뜻으로 항상 생각하고,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고 있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저희가 하고 있는 바 열심히 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초반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과 관련, 지난 15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로지 국민만 보고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더 낫게 만들 수 있을지, 국정을 훨씬 제대로 할 수 있을지 하는 생각으로 일하는 거지 지지율을 올리거나 그런 식으로 일하지는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지율이 동반 하락 중인 집권여당에서도 같은 식의 대답이 나왔다.

갤럽이 전일 공개한 정례여론조사(19~21일,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6월1주차 45%에서 7월3주차 39%로 6%포인트 하락했다. 6월 지방선거 전후로 받았던 압도적인 지지가 선거 이후로 빠르게 식고 있는 셈이다.(같은 기간 민주당은 32%→33%)

여론조사업체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한 조사(19~20일, 만 18세 이상 1022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6월4째주 45.4%에서 7월4주 32.4%로 13.0%포인트나 빠졌다.(민주당은 40.2%→49.5%)

이에 대해 전일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집권 여당 대표로서 국정운영과 우리 당에 대한 지지율 추세를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갤럽
사진제공=미디어토마토&뉴스토마토

정부와 여당 모두 지지율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답은 여론조사 결과에 그때 그때 휘둘리기보다, 국정 초반 추진 동력을 잃지 않도록 정책 등에 있어서 물러섬 없이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취임 70여일 밖에 되지 않은 새 정부에 대한 비판이 가혹하다는 아쉬움도 묻어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인은 언론이 잘 아시지 않습니까. 원인을 잘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겠죠."

지난 19일 윤 대통령은 용산 집무실 약식회견에서 지지율 하락 원인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선거 때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유념치 않았다"는 기존 답변에 비하면 다소 변화된 모습이지만, 지지율 하락을 막을 마땅한 대응 또한 없다는 것에 대한 답답함도 드러냈다. 앞서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선 윤 정부 지지율이 30.4%로 간신히 30%대를 턱걸이 했고, 갤럽 조사에선 전주와 같은 32%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윤 대통령 지지율이 지속 하락하며 30%대도 위험하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뾰족한 수'를 못 찾은 정부·여당은 야당 공세에 날 서게 대응할 뿐이다.

특히 민주당이 윤 정부를 향해 '탄핵'까지 언급하면서 국민의힘은 "출범한 지 두 달 정부에 탄핵 운운하는 건 너무 나간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 5년 정책 실패 청구서를 국민에 떠넘기고 나몰라라 하면서 현 정부 탓만 한다. 후안무치"라고 질타하면서 "문 정권은 임기말 40% 지지율에 취해 싸늘한 바닥 민심을 무시했다"고 반박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그러나 일각에선 권 원내대표 말대로 높은 지지율에 취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지율이 낮다면 왜 낮은지 따져보는 자세 또한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YTN라디오에서 대통령실 인사 논란과 관련해 "아는 사람 관계 위주로 인사를 하다 보니 문제가 되고, 국민들로부터 지탄 받고 지지율이 빠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께서 좀 변했으면 한다. 지금의 인사 실패나 민생 실패에 대해서 교묘하게 듣고 바뀌어야 되는데 그러지 않는 것 같다"면서 "현재까지 대통령의 태도를 보면 국민에 대한 사과는커녕 '전혀 문제가 없다, 인사도 문제없고 민생도 문제없다'는 식으로 보인다. 대체 무엇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지고 욕을 먹는지 모르는 듯한 생각이 든다"고 직격했다.

여론조사 전문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자신의 의견이 소수 의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 침묵하는 경향이 있다는 노엘레-노이만의 '침묵의 나선이론'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30% 지지자들이)크게 목소리를 더 낼 수가 없으면 국정 운영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19일 MBC라디오에 나와 "지지율이 30% 미만으로 내려가게 되면 나머지 70%는 계속해서 문제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다면 10명 중 3명 정도 대통령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거의 가라앉아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 소장은 "(지지율 하락의)핵심이 대통령의 스타일과 태도에 달려 있다면 문 정권 비판보다는 경제로, 미래로 (방향을 제시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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