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사무실 없고, 장경태 몸으로 때운다..野전대 '쩐의 전쟁'
더불어민주당 차기 최고위원에 출마한 고민정 의원(서울 광진을)은 여의도에 8·28 전당대회를 준비할 사무실을 내려다 최근 뜻을 접었다. 한 달 임대료와 사무집기 비용까지 2000만원은 거뜬히 넘는 비용 때문이다. 고 의원은 2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 의원회관과 광진에 있는 지역사무실을 활용하려고 한다. 후원금을 더 모아도 빠듯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국면에서 차기 당대표에 도전장을 던진 재선 강훈식 의원(충남 아산을)은 28일 열리는 예비경선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 당 대표 후보를 3명 추려내는 예선만 통과하면 후원금을 좀 더 모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섰던 김영춘 전 의원을 후원회장으로도 영입했다. 강 의원은 중앙일보에 “예선만 통과하면 지지하는 의원들이 얼마간 후원금을 보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후보, 최고위원 후보들의 ‘후원금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당내 선거지만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야 하는 큰 선거여서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 대표 후보, 최고위원 후보들이 모을 수 있는 총액은 4억5000만원이다. 국회의원 후원회 계좌로 3억원(전국선거가 있는 해는 한도 1억5000만원의 2배), 전당대회 전용 후원계좌로 1억5000만원까지가 한도다. 그러나 4억5000만원을 꽉 채우는 건 쉽지 않다고 한다. 한 최고위원 후보는 “대선과 지방선거 당시 모금을 많이 해서 지금은 지지자들의 여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필수경비가 적지 않다는 점이 이들의 고민거리다. 기탁금(후보 등록비용)으로 당 대표 후보는 8000만원(예비경선 1500만원, 본선 진출시 추가로 6500만원)을, 최고위원은 3000만원을 중앙당에 내야 한다. 선거운동 기간 2~3차례 당원에게 보내는 홍보 문자메시지 비용도 1억원에 육박한다. 대선과 지선을 거치면서 권리당원이 123만명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직자는 “사진이 들어간 문자메시지는 건당 40원인데, 123만명에 문자를 한 번만 보내도 약 5000만원이 든다”며 “권리당원 70여만명이었던 지난해 전당대회보다 비용이 갑절로 불었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장경태 의원(서울 동대문을)은 “후원계좌에 2000만원 정도밖에 없다. 돈이 없으니 몸으로 때워야 한다”며 “문자메시지도 건당 18원짜리인 단문으로 2번 정도만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외 인사라 국회의원 후원금 계좌를 만들 수 없는 이동학 당 대표 후보의 처지는 더 어렵다. 게다가 그에겐 말못할 고충도 있다. 만 39세까지는 기탁금의 절반만 내면 되지만 이 후보는 지난 3월 생일이 지난 만 40세여서 8000만원 전액을 내야 한다. 그는 “예비경선 기탁금 1500만원도 사비로 겨우 냈다”고 했다.
출마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이는 단연 ‘1강’ 이재명 의원이다. 그는 20일 전당대회 후원금 계좌를 연지 2시간 만에 1억5000만원을 모금했다. 이 의원의 국회의원 후원금 계좌(재·보궐선거 당선자여서 한도는 1억5000만원)도 이미 꽉 찼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국회의원의 후원금은 의정활동을 위해 쓰여야하는데 ‘전당대회 출마’라는 개인적 사유에 따라 사용되는 건 문제”라며 “당내 경선의 특성상 회계투명성이 떨어질 수 있어 선관위가 관리감독을 제대로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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