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제 먹으면 내성? 식사중 물 마셔도 OK? 둘중 하나만 맞다
일상 속 소화력 높이기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단순히 ‘더위를 먹었겠거니’ 하고 방치했다간 몸속 영양소 불균형과 이로 인한 면역력 저하 등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항락 교수는 “소화기관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서 소화력이 떨어졌다면 흔히 ‘신경성 위염’으로 불리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의심할 수 있다”며 “폭염·환절기 같은 기후변화도 소화불량의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상 속 소화력을 높이는 법과 소화에 대한 오해를 풀어본다.
단백질 분해 돕는 파인애플·키위
파인애플 속 브로멜라인, 키위 속 액티니딘, 무화과 속 피신, 파파야 속 파파인 등은 프로테아제의 종류다. 가천대 길병원 허정연 영양실장은 “파인애플·키위 등으로 고기를 재워 두면 이들 과일 속 소화효소가 고기의 단백질을 분해하고 단백질 결합을 느슨하게 한다”며 “고기가 잘 소화되지 않는 노년층도 부드럽게 섭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는 고기를 먹고 나서 이들 과일을 디저트로 곁들이는 것만으로도 단백질의 소화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한 번에 30회 이상 씹기
심신 안정 취하기
식후 가볍게 운동하기
나물 양념에 무쳐 먹기
소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
소화력이 좋아지면 살찐다
자신의 소화력이 나빠졌다 좋아져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되면 당연히 살이 찔 수 밖에 없다. 반면에 소화력이 좋은 사람이 나쁜 사람보다 음식 속 영양소를 반드시 더 잘 흡수하는 건 아니다. 소화와 흡수는 별개이기 때문이다. 소화는 음식 속 영양소를 몸에 흡수하기 쉬운 형태로 잘게 분해하는 과정이며, 흡수 단계는 제외한다. 실제로 만성 소화불량 환자 가운데 체중이 이전보다 줄지 않거나 오히려 찌는 경우도 있다.
손 따면 소화가 잘된다
체했을 때 손끝을 찔러 피를 내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체기가 사라진다는 민간요법이 있다. 하지만 체했다고 혈류가 정체되지 않는다. 손을 따서 피를 냈을 때 체한 증상이 치료된다는 것을 입증한 과학적인 연구결과는 없다. 단, 한의학의 침술이식후 팽만감과 조기 충만감을 개선해 준다는 효과는 2016년 소화불량증 환자 143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메타분석 연구에서 입증됐다.
소화제 자주 먹으면 내성 생긴다
소화제를 자주 먹는다고 해서 내성이 생기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몸에서 소화효소를 만들어내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 소화제 가운데 소화효소가 든 약(주로 일반의약품)을 장기간 먹으면 몸에서 소화액을 만들어내려는 자생 능력을 떨어뜨려 몸에서 분비하는 소화액이 줄어들 수 있다. 또 위 운동력을 향상하는 약(전문의약품)도 오래 먹으면 파킨슨병 같은 신경계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식사 시 물 마셔도 괜찮다
식사 도중·직후에 물을 많이 마시면 소화액이 희석돼 소화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있지만 과학적 근거는 없다. 물을 마셔도 소화에 문제없고 소화가 더 잘된다면 물마시고 싶을 때 참지 말고 마셔야 한다. 개인적 경험으로 판단하는 게 맞다. 식사 전이든, 후든 마신 물이 위에서 음식과 뒤섞이는 건 같다. 다만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속이 더부룩할 수 있으므로 소화가 편할 정도의 적정량을 마시는 게 좋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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