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덕 톡톡히 봤다? 4대 금융사 상반기 순익 무려 9조

김연주 2022. 7. 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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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사의 상반기 당기 순이익이 9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실적에도 4대 금융사들은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자칫 ‘이자장사’란 비판을 들을 수 있어서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자 오르자, 반기 기준 역대 최고 이익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조9662억원에 달한다.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상반기 합산 순이익(8조 910억원)과 비교해 약 10.8% 늘어났다.

KB금융지주는 상반기 2조7566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늘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증가한 2조72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리딩 뱅크'를 차지하기 위한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쟁은 치열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KB가 앞섰다. 하지만 2분기에는 신한금융이 순이익을 1조3204억원을 기록하며 KB금융(1조3035억원)을 소폭(169억원) 앞섰다. 지난해 2분기(475억원) KB금융을 앞선 뒤 4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하반기 '리딩 뱅크'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이다.

올해 상반기 3위와 4위도 순위 바꿈을 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1조76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1조3073억원)보다 24.1%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역성장하며 우리금융에 3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상반기 하나금융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4% 줄어든 1조7274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 측은 "충당금을 넉넉하게 쌓은 데다 환율 상승에 따른 비화폐성 환차손이 발생한 영"이라며 "외환은행과의 합병으로 인해 타 은행보다 해외 지점과 법인이 많아 환차손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자 장사 비판 나올라'...표정관리


금융사들의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은 이자 수익 덕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이 급증한 상황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대출 이익이 늘어난 효과를 본 것이다.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을 찾은 것도 수익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은 순이자 이익으로 5조 4418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동기 대비 18.7%(8591억원)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7.3% 늘어난 5조1317억원을 이자로 벌어들였다.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4조1030억원)이 1년 전보다 23.5% 상승했다. 역성장을 기록한 하나금융의 이자이익(4조1906억원)도 1년 전보다 18.0% 증가했다.

이처럼 역대급 실적에도 은행은 표정 관리 중이다. ‘이자 장사’란 비판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0일 “금리 상승기에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경고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KB금융은 역대급 실적 보도자료에서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선제적 금융지원으로 실질적 연착륙을 지원하겠다”는 문구를 앞세웠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날 "금리 상승과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 이익이 크게 늘면서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하반기에는 취약 차주에 대한 금융지원 등 금융당국의 요청과 사회적 요구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계열사별로 봐도 은행이 금융지수의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KB국민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1조7264억원)은 1년 전보다 21.4%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올해 상반기 1조68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2.8% 늘었다.

반면 증시 부진의 영향으로 증권사의 순이익은 절반가량 감소했다. KB증권의 상반기 순이익(1820억원)은 1년 전보다 51.4% 줄었고, 같은 기간 신한금융투자 순이익(846억원)은 1년 전보다 45.3% 줄었다.

이날 4대 금융지주는 실적 발표와 함께 중간배당 계획도 밝혔다. KB금융은 이사회에서 2분기에 주당 500원을 배당하고, 지난 2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2분기에 반기 배당금을 150원으로 결정했다. 하나금융은 주당 800원의 중간배당에 나선다. 신한금융은 다음 달 이사회에서 2분기 배당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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