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檢 전담팀 편성 "사안 중대"

인하대 캠퍼스에서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1학년 남학생이 지난 17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인하대 캠퍼스 내 성폭행 추락사 사건 수사를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인천지검은 22일 준강간치사 및 성폭력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구속 송치된 인하대 1학년생 A씨(20)에 대한 사건 전담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A씨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부부장검사를 팀장으로 두고 3개 검사실로 수사팀을 구성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피해자의 모든 혐의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살인에서 고의성이 없을 때 적용받는 ‘치사죄’로 검찰에 송치됐다. 전담팀은 살인의 고의성 여부를 따지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A씨는 지난 15일 새벽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한 단과대 건물에서 같은 학교 또래 여학생인 B씨를 성폭행한 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B씨는 사건 당일 오전 3시49분쯤 캠퍼스 안에 쓰러져 있다가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B씨는 출혈이 심했고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경찰은 5층짜리 학교 건물 안에서 성폭행을 당한 B씨가 3층에서 지상으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B씨가 숨지기 전 마지막까지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건물에서 떨어져 숨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B씨를 밀지 않았다”며 고의성을 부인했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건물에서 고의로 떠밀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해왔다.

과학수사대는 지난 17일 해당 건물에서 술에 취한 여성이 3층 복도 창문에서 추락하는 상황을 실험했다. 또 B씨가 떨어진 창틀과 건물 외벽 등에서 지문 등 유전자정보(DNA)를 확보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그 결과 경찰은 살인 혐의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해 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만일 추후 검찰 조사에서 A씨가 고의로 B씨를 건물 밖으로 떠밀었다는 혐의가 입증되면 살인으로 죄명은 변경될 수 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A씨의 휴대전화에서 범행 당시 찍은 영상을 확보한 뒤 ‘불법 촬영’ 혐의도 추가했다. 이 영상에는 음성만 녹음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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