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임박 식품 떨이로 팔아요" 中 119곳 신규 등록 호황
최근 중국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싸게 판매하는 특화매장이 늘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 봄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에 대한 경험과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가계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공공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파는 특화매장은 최근 1년 새 119개가 등록됐다.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 92개보다 29% 높은 수치다. 또 이 업계를 주도하는 유통기업인 핫맥스의 직원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1월 20명에서 최근 500명까지 늘었다.
이런 가게는 100g짜리 네슬레 커피 한 통을 3위안(약 580원), 생수 묶음을 5위안(약 990원)에 판매한다. 또 감자 칩과 육포 등 유통기한이 긴 분식 등이 인기 품목이며, 기한이 임박한 유제품과 즉석 식품류도 많이 팔린다.
광저우에 본사를 둔 컨설팅기업 아이미디어(iiMedia)는 "할인점 주 이용자는 화이트칼라 근로 계층으로 생계를 위해 유통기한이 임박한 음식을 찾는다"고 전했다. 이 업체가 지난해 특화매장에서 음식을 구매한 16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는 월소득 4000위안(약 77만원)을 번다고 답했다. 아이미디어에 따르면 이 소득 수준은 중국의 중위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경계선이다.
상하이에서 보험 중개인으로 일하는 루는 지난달 특화매장에서 식료품을 사는 데 600위안(약 11만원)을 썼다. 일반 매장을 이용했더라면 약 1000위안(약 19만원)이 들었을 것이다. 그는 코로나19와 최근 중국 경제를 뒤흔든 부동산 혼란으로 소득이 불안정해졌다며, "얼마를 벌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절약하려 한다"고 말했다.
2분기 중국 경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성장해 기대치를 하회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1분기 -6.8%를 기록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상하이 컨설팅기업 차이나 마켓 리서치의 숀 레인 매니저는 "소비자들은 품질이 좋지 않아도 가격이 싸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임박한 음식을 사려고 한다"며 "최대한 현금을 저축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할인 식품매장의 성장은 코로나19 봉쇄로 타격 입은 식품공장과 유통기업의 높은 재고량도 한몫했다고 FT는 전했다. 베이징에서 할인점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왕은 지난 4월 패스트푸드 체인점으로부터 유통기한이 1주일도 안 남은 케이크 5000개를 20위안(약 3900원)에 사들였다. 왕은 소비자가격으로 30위안(약 5800원)을 책정했고, 3일 만에 모두 팔았다.
핫맥스 측은 "우리는 전통적인 가격 시스템을 무너뜨렸다"며 "많은 브랜드가 우리와 함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사는 소비자는 브랜드를 따지지 않기 때문에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콜라가 없더라도, 펩시를 줄 수 있다"는 논리다. 현재 500여개의 할인매장을 둔 핫맥스는 2025년 4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차이나 마켓 리서치는 업계 매출이 2019년 250억 위안(약 4조8000억원)에서 올해 360억 위안(약 7조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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