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지역언론연대] 라벤더 심는다며 돈 받았는데 잡초만.. '6억 혈세' 어디로

음성타임즈 고병택 2022. 7. 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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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의회, '역말 오솔길사업' 논란 집중 질의.. "정상 추진여부 확인해야"

[음성타임즈 고병택]

 충북 음성군의회 서효석 의원이 충북 음성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역말 오솔길 사업에 부실성을 지적하고 있다.
ⓒ 바른지역언론연대


충북 음성군의회 제347회 임시회 제5차 본회의가 21일 속개된 가운데, 지난 14일자 <음성타임스> '음성군, 왜 이러나…6억 혈세 쏟아부은 역말오솔길 미스테리' 기사와 관련해 서효석 군의원의 집중적인 질의가 이어졌다. 송춘홍 군의원도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등 실체 규명에 가세했다.

역말 오솔길 조성사업은 군 단위 공모 주민참여예산 신청 사업에 선정되면서 추진됐으며 총 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해당 사업은 음성읍 읍내4리(역말) 서쪽 한일중학교를 기점으로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비탈길 옆쪽에 라벤더 꽃을 심어 주민들의 휴식 및 산책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이를 위해 지난 2020년 위해덩굴 제거(뿌리제거 및 약제제거), 관수시설 1석, 라벤더 2만 2864주 식재 명목으로 주민참여예산 3억 원이 투입됐다. 이 사업은 2020년 10월 착공되어 이듬해 3월 준공됐다.

2021년도에는 철제계단, 로프난간, 논 슬립, 임목폐수물 처리, 라벤더 1만 1250주 추가 식재 등을 위해 또 다시 3억 원이 투입됐고, 지난해 12월 준공됐다.

계획대로라면 2년간 총 3만 4114주의 라벤더가 식재돼 있어야 한다.

본사가 확보한 역말 오솔길 조성사업 업체 일부 현황에 따르면, 2020년도 A조경, 2021년도에는 B, C 조경 등 총 3개 조경회사가 참여했다. 이 중 1건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그런데 지난 13일, 준공된 지 6개월 만에 찾아간 역말 오솔길 현장에는 식재하기로 돼 있던 라벤더 3만 4천 주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무성한 잡초, 덩굴로 인해 오솔길의 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방치돼 있었다. 음성군이 2년간 총 6억 원의 혈세를 쏟아 부은 '역말 오솔길'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라벤더 99% 고사한 듯... 사업 상황 확인 후 재선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2022년도 도시과 주요 현안사업 보고'에서 이재규 과장을 상대로 질의를 이어가고 있는 서효석 의원(사진=음성군의회 생방송 캡처)
ⓒ 바른지역언론연대
 
서효석 군의원은 "역말 오솔길 조성사업 계획서에 의하면 칡넝쿨 제거, 라벤더 식재 후 아이스크림, 제과, 화장품 등을 마을에서 개발해 라벤더 축제 등을 열어 소득증대 및 외부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2020년도 1차 사업 완료 후 정상적으로 추진되는지 확인을 했느냐"며 "2021년도에는 구간만 추가됐고, 신청자 및 사업목적은 똑같게 작성됐다. 다른 제안서는 탈락시키고 이 사업을 재선정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창현 음성군청 기획감사실장은 "2021년도 공모 과정에 3건이 신청됐으나, 2건이 제외되고 역말오솔길 조성사업이 재선정됐다"고 답변했다.

서효석 군의원은 "현재 99%의 라벤더가 고사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가지 않고 항공사진만으로도 사업진행 여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2020년도 라벤더축제 개최 등 사업목적에 맞게 추진되고 있는지 확인한 후 재선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 관리감독 주체도 없다"며 마을각서의 실제 이행 가능성 여부를 물었다.

이재규 도시과장의 답변에 의하면, 사업 신청 시 사후관리를 약속하며 마을대표들이 서명한 각서는 사실상 효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재규 과장은 "집행, 유지관리 측면에서 집행부의 잘못을 인정한다. 역말도시재생주민협의체, 시공사, 납품업체와 머리를 맞대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며 "공무원이 잘못했다면 감사도 의뢰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날 송춘홍 군의원은 역말도시재생사업 추진 과정상의 계약·감사·준공·하자보수 등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3만 4천 주의 라벤더 식재를 낙찰받은 조경업체가 실제 시공을 했는지, 또 다른 하청계약이 있었는지, 만일 하청이 이루어졌다면 업체 간 계약 과정에 누가 관여했는지, 하자 책임 주체는 누구인지 등에 대한 진상이 서서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현장 모습. 덩굴 속에 가려진 철제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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