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도 반대여론에 발뺀 연금개혁..여야, 7년만에 추진한다

최민지 2022. 7. 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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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구성 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됐다. 국회에서 연금 개혁이 논의된 건 2015년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7년 만이다. 국민연금법 개정을 기준으로 하면 2007년 이후 15년 만이다.

이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4월 30일까지 4대 공적연금(국민·공무원·군인·사학)과 기초연금의 개혁 방안을 논의할 연금개혁특위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6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

연금개혁은 돈 낼 사람이 줄어드는 저출생·고령화 현상에 따라 기금 고갈 시기가 점차 당겨지며 필요성이 대두했다. 현재의 ‘덜 내고 더 받는’ 시스템을 ‘더 내고 덜 받는’ 쪽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게 대부분 학계·전문가의 의견이다.

윤석열 정부는 연금개혁을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하며 다시 물꼬를 텄으나,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잇달아 낙마하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대행 겸 원내대표가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표가 떨어질까 봐 두려워서, 개혁에 대한 저항이 두려워서 지금까지 미루고 미뤄왔지만,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이뤄내야 한다”고 운을 띄웠고, 이날 국회는 여야 합의로 특위를 구성하면서 연금개혁 과제를 받아 안았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국민의 반대 여론이다.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 사례가 선례로 거론된다. 2014년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한국연금학회 보고서를 바탕으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는데,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 공무원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까지 흔들렸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사회적 협의기구를 통한 연금개혁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실행하진 못했다.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가 보험료율을 11~13%까지 올리는 안 등을 포함한 개편안을 청와대에 보고한 뒤 반대 여론이 일자, 문재인 정부는 “국민 부담을 늘리지 않겠다”며 발을 뺐다.

2014년 공무원연금개혁국민대타협기구의 위원을 역임하고 윤석열 정부 인수위에서도 연금개혁 파트를 담당했던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그때(2015년)보단 지금이 연금개혁에 더 좋은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결국 개혁으로 연금을 덜 받게 되는 쪽에서 반발이 일어날 텐데, 지금은 저출생 현상이 심해졌고 20·30세대에게 지급될 연금이 고갈된다는 전망이 널리 알려져 연금개혁의 필요성과 고통 분담에 대한 공감대가 전 연령대에 고르게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여야는 연금개혁특위와 함께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방침도 밝혔다. 정개특위는 17명으로 구성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동수(8명)고, 비교섭단체 1명이 들어간다. 논의 기간은 마찬가지로 내년 4월까지이며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맡는다.

정개특위에선 2년 후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획정이나 ‘위성정당’ 창당을 불렀던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민주당 정치교체추진위원회 소속 김종민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12월까지 여야가 승자독식 구조의 의원 선거법을 개혁하는 데 집중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정개특위에서 구체적 선거법 개정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상 내년 4월까지 2024년 총선의 선거구를 획정해야 하므로, 2월까지 선거법 개정을 마치겠다는 게 민주당의 구상이다.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정을 받은 공직선거법 개선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전날 헌재는 집회·모임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집회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또 현수막 또는 광고물 등을 게시하는 행위를 금지한 조항 또한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역시 다음 총선 1년 전인 내년 4월까지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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