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중국대사 “침략전쟁 안해”…CIA국장 "中, 대만 공격 시간문제"
미국에서 열린 안보포럼에서 중국 외교관과 미국 정보 책임자가 격돌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여부를 놓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국에 미친 영향을 두고 당국자들은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21일(현지시각)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2022 아스펜(ASPEN) 안보포럼’이 열렸다. 관심을 모은 건 유일한 중국 측 패널인 친강(秦剛) 주미중국대사였다. 4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인 에드워드 루스가 질문을 던졌다. “1년간 주미대사를 지냈는데 중국과 미국이 새로운 냉전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친 대사는 먼저 여유 있게 말을 받았다. “여러분 모두 방금 점심식사를 마쳤다. 졸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 좌중이 웃음을 보이자 그는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이 질문은 많은 사람이 신냉전의 출현에 대해 걱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이들은 중국을 소련으로, 중국 공산당을 소련 공산당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중국과 소련의 가장 큰 차이점은 중국 공산당이 인민을 위해 봉사하며 중국 인민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점”이라며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120여 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또 중국은 세계에 공공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 대사는 이어 “중국은 평화를 사랑하고 대외 확장과 침략 전쟁에 참여하지 않으며 이념을 수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인 러시아에 대한 암묵적 지지, 대만 침공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에 중국은 어떤 전쟁도 벌이지 않을 것이란 점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오히려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왜곡해 대만해협의 현 상황을 긴장시키고 있다”며 “중국은 싸우고 싶지 않으며 관건은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냉전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이 약속을 지키고 지정학적 대립과 군비 경쟁을 유도하지 말아야 신냉전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미국의 시각은 180도 달랐다. 포럼에 참석한 빌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중국의 대만 침공은 기정사실이라며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며 시점에 대한 조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번스 국장은 “중국은 대만을 통일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시간 문제일 뿐이며 위험성은 10년 전보다 훨씬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일주일 안에 우크라이나 정부를 무너뜨리겠다던 러시아의 전략적 실패를 보고 중국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압도적인 힘으로 빠른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결론을 얻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중국 군사력 증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정보 공간을 통제해야 하려고 하고 있으며 제재 가능성에 맞서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비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대만 통일을 위한 무력 사용에 다각도의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리처드 무어 영국 비밀정보국(MI6) 국장 역시 “중국은 영국 정보의 최우선 순위”라며 “중국이 전략적 목표를 구현하기 위한 조직과 전술적 의도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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