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과방위·국힘 행안위..'68억 원짜리' 원 구성 합의
핵심 쟁점, '과방위·행안위' 1년씩 교대해 맡기로
여야 의원들조차 '자진 세비반납' 얘기할 정도로 질질 끌었다는 평가
세비 반납한다면 총 68억4238만원 가량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박준이 기자, 권현지 기자]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마침내 타결됐다. 지난 5월30일 전반기 국회임기가 끝난후 54일만이다. 핵심 쟁점이었던 행정안전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여야가 1년씩 교대해 맡기로 했다. 이날 오전 원 구성 협상 마무리 지은 여야는 이날 오후 곧바로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단 선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가까스로 원 구성 합의를 이끌어내긴 했지만, 두 달이나 입법 공백을 초래한 이번 협상에 여야 의원들 사이에선 '반성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복합 경제 위기 속에서 법안을 처리할 상임위원회조차 꾸리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인데, 일부에서 제안한 '국회의원 세비 반납'을 원 구성 협상 지연 일수로 따지면 금액은 총 68억원에 달한다.
여야는 22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양당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가 오전 국회에서 만나 2대2 회동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민주당은 과방위를 포함해 정무위·교육위 등 11개 상임위 위원장을 맡기고 국민의힘은 쟁점이었던 과방위와 법제사법위를 포함해 운영위·기획재정위 등 7개 상임위를 맡게 됐다.
팽팽히 대립했던 상임위인 ‘행안위’와 ‘과방위’는 여야가 1년씩 돌아가면서 맡는다. 국민의힘이 행안위를, 민주당이 과방위를 맡고, 1년 뒤인 내년 5월30일부터는 두 상임위를 맞교대한다.
상임위 배분과 함께 핵심쟁점이었던 사법개혁특별위 구성과 운영에 대해선 앞서 합의한 대로 처리했다. 명칭은 형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로 변경하고, 위원정수는 12인으로 하되 여야 6대 6 동수로 했다.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고 안건은 여야 합의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힘겨루기를 해왔던 법사위는 국민의힘이, 사개특위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기로 한 데에는 일찌감치 합의를 이뤘다.
‘행안위’와 ‘과방위’ 문제는 민주당이 각각 1년간 맡는다는 중재안을 제시해 국민의힘이 받아들이면서 해결됐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두 가지(상임위)를 다 선택하고 싶었지만, 국회가 조속히 가동되는 것을 바랐다"며 "고민 끝에 어제 원내대표 회동에서 (1년씩 맞교환)제안을 먼저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로선 방송 장악 관련된 우려가 현실적으로 높아 과방위를 우선적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개혁특별위와 연금개혁특위도 만들기로 했다. 정치개혁특위는 위원정수 17인(민주당 8인·국민의힘 8인·비교섭단체 1인),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기로 했으며 연금개혁특별위는 국민의힘(위원정수 13인. 민주당 6인·국민의힘 6인·비교섭단체 1인)이 맡기로 합의했다.
여야는 본회의를 통과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등 ‘검수완박’ 법안 관련 권한쟁의 심판사건에 대한 법적 대응은 국회의장과 전반기 법사위원장이 수행하고,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이에 관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검수완박 권한쟁의 사건은 전반기 법사위원장을 맡은 민주당이 수행하게 됐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 합의에 대해 "빨리 원구성을 마무리해 시급한 민생문제를 처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합의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여야가 가까스로 원 구성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여야 의원들조차 ‘자진 세비반납’을 얘기할 정도로 두 달이나 질질 끌어온 이번 협상을 질책하면서 ‘상처뿐인 협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高)의 민생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경제·민생 법안이 제때 논의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이 일면서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송구하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전일 페이스북에 "국민께 송구한 마음으로 세비를 반납하려고 한다"고 했고, 민주당에서는 이원욱 의원이 "원 구성도 못한 유령국회는 무노동 무임금을 선언하고 세비를 반납하자"고 지적하기도 했다.
54일 간 국회 공전 상황을 감안하면 국회의원들이 반납해야 할 세비는 1인당 일 42만2369원씩 계산했을 때 총 68억4238만원 가량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유리 "억울하다" 했지만…남편 안성현, '코인상장뒷돈' 실형 위기 - 아시아경제
- "결혼해도 물장사할거야?"…카페하는 여친에 비수꽂은 남친 어머니 - 아시아경제
- "37억 신혼집 해줬는데 불륜에 공금 유용"…트리플스타 전 부인 폭로 - 아시아경제
- "밤마다 희생자들 귀신 나타나"…교도관이 전한 '살인마' 유영철 근황 - 아시아경제
- '814억 사기' 한국 걸그룹 출신 태국 유튜버…도피 2년만에 덜미 - 아시아경제
- "일본인 패주고 싶다" 日 여배우, 자국서 십자포화 맞자 결국 - 아시아경제
- "전우들 시체 밑에서 살았다"…유일한 생존 北 병사 추정 영상 확산 - 아시아경제
- "머스크, 빈말 아니었네"…김예지, 국내 첫 테슬라 앰배서더 선정 - 아시아경제
- "고3 제자와 외도안했다"는 아내…꽁초까지 주워 DNA 검사한 남편 - 아시아경제
- "가자, 중국인!"…이강인에 인종차별 PSG팬 '영구 강퇴'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