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 못마시나"..파업 예고에 하이트진로 출고 또 중단

송승윤 2022. 7. 2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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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임 인상 등을 둘러싼 하이트진로와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의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모양새다.

화물연대는 22일 이천공장 앞 도로를 점유한 상태에서 이틀간 파업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공장 앞에서 1200명 규모의 도로 완전 점유 파업을 예고하면서 출고 작업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의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말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파업에 돌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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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화물연대 갈등 '점입가경'
화물연대, 이천공장 앞서 도로 점유 파업
1200명 집결 예고..밤샘 농성 이어질 듯
하이트진로, 22∼23일 소주 출고 중단
안전 문제 제기..불법주차 화물차 사고 우려 계속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22일 오전 경기 이천시 부발읍 하이트진로 이천 공장 앞에서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운임 인상 등을 둘러싼 하이트진로와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의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모양새다. 화물연대는 22일 이천공장 앞 도로를 점유한 상태에서 이틀간 파업을 예고했다. 1200명이 공장 앞에 집결할 것으로 예상되자 하이트진로 측은 소주 출고 중단을 결정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이날과 23일 양일간 이천공장 소주 제품 출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공장 앞에서 1200명 규모의 도로 완전 점유 파업을 예고하면서 출고 작업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집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선 파업 당시엔 공장 앞이 화물차로 가로막히자 주류 도매상들이 직접 소주를 싣고 제품을 가져왔으나 집회 참가 인원이 몰리면서 이런 방식도 원천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 측은 최근 출고율을 높이기 위해 야간에도 제품을 출고해왔으나 이날 집회 참가 인원 중 일부가 밤샘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라 이조차도 어렵게 됐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출고 중단으로 하루 13만박스 수준으로 나가던 소주 제품이 이틀간 출고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병으로 따지면 390만병 정도다. 출고 중단으로 재고가 쌓일 경우 앞선 사례처럼 생산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소주 공급에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달엔 파업에 참여한 화물차주들이 다른 화물차주의 배송을 막으면서 이천공장에서 재고가 넘쳐 한시적으로 제품 생산이 중단되는 상황이 빚어진 바 있다.

당시 평시의 38%까지 떨어졌던 제품 출고율은 최근 들어 간신히 회복됐으나 이번 파업을 계기로 하이트진로 측은 또다시 큰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회사뿐만 아니라 소주를 취급하는 도매상과 자영업자까지 광범위한 직·간접적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갈등은 넉 달째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말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파업에 돌입했었다. 3월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지난달 2일 전면 파업에 돌입한 뒤 화물연대의 총파업 종료 후에도 운송을 거부하며 파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들은 운송료와 공병 운임 인상을 비롯해 차량 광고비, 공회전·대기 비용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화물 차주들은 공장 진입로 인근에 화물차를 불법 주차한 채 도로를 점거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들을 대상으로 민·형사소송을 벌이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에도 적극 단속을 요청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경찰은 공장 진입로와 인근 도로 확보에 나섰지만 화물차주들의 대응 강도는 점점 거세지는 상황이다. 관할 지자체인 이천시청은 과태료 부과 외엔 실질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전 문제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달 9일 공장 인근 한 도로에선 불법 주차된 화물차로 인한 사망 사고까지 벌어졌다. 당시 공장 인근을 지나던 승용차가 갓길에 주차된 14t 화물차를 들이받았고 해당 승용차가 화물차 하단으로 들어가면서 운전자 30대 A씨가 현장에서 사망했다. 주차된 화물차는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한 조합원의 차량으로 확인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금전적인 손해도 그렇지만 현장 직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법 주차 차량으로 인한 사고 우려가 무엇보다 큰 상황"이라며 "안전을 위협하거나 불법적인 요소들에 대해선 적극적인 공권력 집행이 이뤄져야 하며 우리도 추가 사고 방지를 비롯해 출고 및 사태의 빠른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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