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드라기 내각 붕괴..'초유의' 가을 조기 총선 실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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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사임하며 이탈리아의 연정 내각이 결국 붕괴됐다.
이탈리아는 오는 9월25일 조기 총선을 실시해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재확산 등 현안을 서둘러 조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이탈리아가 9월25일 조기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며,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중도 우파 연합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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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사임하며 이탈리아의 연정 내각이 결국 붕괴됐다. 이탈리아는 오는 9월25일 조기 총선을 실시해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재확산 등 현안을 서둘러 조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이탈리아가 9월25일 조기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며,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중도 우파 연합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드라기 총리가 사임한 이날 공식적으로 의회 해산과 함께 조기 총선 실시를 선언했다.
드라기 총리는 이날 오전 하원에 출석해 사의를 밝혔으며,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면서도 국정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당분간 직책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2018년 3월 총선을 통해 구성된 현 의회의 원래 임기는 내년 상반기까지였다.
이탈리아에서 가을 총선이 실시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이에 따라 가을에 예정된 내년도 예산안 수립 등 행정·입법 절차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황은 우파 정당에 유리하다. 극우당 동맹(Lega)·이탈리아형제들(FdI)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 등 우파 3당이 연합하면 과반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 우파연합이 과반을 차지할 경우 현재 정당 지지율 1위인 이탈리아형제들의 당수 조르자 멜로니 하원의원이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여론도 우파 정당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드라기의 사임 발표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탈리아형제들은 23.2%의 지지율을 얻으며 우파 연합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22.2%로 뒤를 이었다. 극우당인 리그당은 15.1%, 오성운동은 11.3%, 전진이탈리아는 8.1%로 조사됐다.
앞서 드라기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거국 내각의 중심축인 오성운동(M5S)이 지난 14일 내각이 제안한 민생지원법안의 상원 표결에 불참하자 전격적으로 사임서를 냈다. 마타렐라 대통령이 의회 신임안 표결을 제안했지만, 주요 정당이 이를 보이콧하며 결국 1년6개월만에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연정 내각의 붕괴에 금융시장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밀라노 증시(FTSE MIB)는 장중 한때 2% 넘는 급락세를 보이다 마지막에 힘을 받아 0.7%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고, 이탈리아와 독일 간 10년 만기 국채 금리 격차(스프레드)도 241bp(1bp=0.01%)까지 확대되며 최근 한 달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드라기 내각의 붕괴로 유럽연합(EU)의 불안도 커지는 분위기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출신인 드라기 총리는 작년 2월 당시 주세페 콘테 총리(현 오성운동 당수)가 이끌던 연정이 붕괴하자 마타렐라 대통령에 의해 정치·경제 위기를 타개할 '소방수'로 낙점됐다. 또한 이탈리아 경제는 EU 내에서 세번째로 큰 규모다. 내부적으로도 드라기 총리가 이끈 2000억 유로의 EU 원조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개혁안에 동의를 구하기 어려워졌다. 일각에서는 이탈리아의 차기 내각이 영국과 마찬가지로 EU 탈퇴를 추진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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