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명량'의 추억 꿈꾸는 '한산: 용의 출현' [쿡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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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보다 덜함도 더함도 없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은 또 한 번 관객들을 살 떨리는 전쟁 속으로 안내한다.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 해전으로부터 5년 전인 1592년 4월, 임진왜란 발발 후 15일 만에 왜군에 한양을 뺏긴 위기의 조선을 비추며 시작한다.
'한산: 용의 출현'은 전쟁 뒷편에서 펼쳐지는 전후 사정을 주요 이야기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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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보다 덜함도 더함도 없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은 또 한 번 관객들을 살 떨리는 전쟁 속으로 안내한다. 여전히 빠르고 긴장감이 넘친다. 한 치도 물러설 생각이 없는 인물들의 전략에 빠져들고, 대규모로 펼쳐지는 장엄한 해상 액션은 알면서도 흥미롭게 느껴진다. 전작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 해전으로부터 5년 전인 1592년 4월, 임진왜란 발발 후 15일 만에 왜군에 한양을 뺏긴 위기의 조선을 비추며 시작한다. 평양으로 도망친 임금이 의주행을 결정할 무렵 바다에선 거북선을 활용한 이순신(박해일)의 승리 소식이 전해진다. 육지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둔 와카자키(변요한)는 이순신의 조선 수군을 상대하기 위해 첩자를 파견하고 거북선 도면을 훔치는 등 정보전을 펼친다. 거북선을 출정시키기 어려운 상황, 바다보다 진주성을 지켜야 한다는 원균(손현주)의 반발 등 어려운 상황에서 이순신은 학익진을 떠올린다.
‘한산: 용의 출현’은 전쟁 뒷편에서 펼쳐지는 전후 사정을 주요 이야기로 다룬다. 전쟁 한복판에서 조선군과 왜군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략을 짜는지, 그 안에 숨겨진 욕망을 어떻게 승리를 위한 동력으로 삼는지에 집중한다. 마지막 해상 전투가 어떻게 벌어질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두가 아는 핸디캡을 극복하는 방식이다. 실제 역사를 의식해야 하고 등장인물이 많다는 숙제를 효율적이고 과감하게 돌파한다. 덕분에 흥미로운 사극과 역사 공부를 한 번에 취하는 느낌도 든다.
해상 전투에서도 속도는 줄지 않는다. 배의 속도 차이와 충돌할 때의 타격감, 맑고 흐린 날씨 등 바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현장감을 최적의 영상으로 구현한다. 이러다 정말 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영화는 위기 상황을 그럴듯하게 연출한다. 거북선이 등장하는 장면에선 ‘국뽕’에 차오르지 않을 길이 없다. CG라는 걸 의식할 수 있는 순간도 많지만, 전투의 쾌감을 전달하는 데 부족하지 않다. 영화만 보면 한 번도 물에 배를 띄우지 않고 찍었다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
후속작이 갖는 한계는 명확하다. 전작 ‘명량’(감독 김한민)이 가진 장점이 ‘한산’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익숙한 전개를 믿고 몸을 실으면, ‘명량’을 보며 느낀 감정을 새롭게 다시 경험할 수 있다. 분명 8년 동안 대사와 이야기는 나아졌고, 기술은 크게 발전했다. 하지만 관객 기대가 역시 높아졌다. 이미 과거에 한 번 경험한 이야기 방식과 액션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은 아쉽다. 1700만 관객을 모으며 한국 역대 관객수 1위를 지키는 전작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느낌도 든다.
‘한산: 용의 출현’에서 보다 젊은 이순신을 연기한 배우 박해일은 전작의 최민식과 달리 조용하고 신중한 이순신으로 살아 움직인다. 왜군 장수 와키자카를 연기한 변요한의 에너지와 왜군의 동향을 살피는 첩자 정보름을 연기한 김향기의 존재감이 눈에 띈다. 김한민 감독이 진행하는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중 두 번째 작품이다. ‘한산: 용의 출현’과 연이어 촬영한 세 번째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내년 개봉 예정이다. 제작비는 편당 약 3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오는 2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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