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판 벌린 정부..삼성·하이닉스 대응 전략은
정부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시장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1일 발표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보면, 전력반도체·차량용반도체·AI(인공지능)반도체 등 3대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R&D(연구개발)에 2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전력반도체에 4500억원, 차량용반도체 5000억원, AI 반도체에 1조2500억원이 각각 편성됐다.
정부는 국내 팹리스 해외진출 발판도 마련한다. ‘스타팹리스’ 30개사를 선별해 기술개발·시제품 제작·해외 판로 등 예산을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추정 예산은 최대 1조5000억원이다. 정부는 이밖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태계를 위해 IP설계·디자인하우스·후 공정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첨단 패키징 분야 경우 칩렛 등 핵심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 인력 양성 등 대규모 예비타당성 사업도 추진계획도 세웠다. 정부는 5년간 340조원 투자 유치를 위한 세제확대와 노동·환경규제 개선도 다짐했다.
정부가 벌린 판에 기업이 와서 뛰어놀 차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앞장서서 정책에 부응할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 5월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 준비’를 발표하며 “선제적 투자와 차별화한 기술력, 새로운 시장 창출로 ‘반도체 초강대국’달성을 주도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선포했다. 세부 계획으로는 △미래먹거리(팹리스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바이오)와 신성장IT 집중 투자 △일자리 창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생태계 육성 등이다.
삼성에게 주어진 과제는 메모리 초격차 유지와 비메모리 경쟁력 확보다. 비메모리 반도체 중 팹리스 시스템반도체는 데이터를 읽고 분석·처리하는 반도체다. 2025년엔 메모리시장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블루칩이다. 삼성전자는 투자와 R&D에 집중해 경쟁사와의 모바일SoC, 이미지센서 격차를 좁혀나갈 계획이다. 삼성은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 신사업 육성에 5년 간 450조원을 쏟는다. 이중 80%(360조원)을 국내에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큰 틀에 맞춰서 계획대로 투자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며 “규모가 크니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바도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 정책에 기대감이 있다”며 “세액공제도 기업 입장에선 공제를 많이 해주면 그걸 가지고 재투자할 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도 이 기세를 몰아갈 예정이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주력인 메모리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전망은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최근 메모리 사이클 변동성과 주기가 축소되면서 메모리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불확실성에 대비해 아울러 장비 투자 규모를 조절하면서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 발표일인 오는 27일에 반도체 사업 계획을 상세히 밝힐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측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많은 만큼 메모리 반도체에 주력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반도체 정책에 관해선 “새 정부가 반도체에 관심을 많이 주고 있고 세제 확대부터 인력 양성 등을 발표해 환영 한다. 반도체를 생산할 때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니까 전기는 물론 세정이나 온도조절을 위해 용수도 많이 쓰는데 국비 지원이 검토된다고 하니 업계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소부장 생태계 구축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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