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사령부 첫 북핵회의 "북이 핵 포기할 가능성 0%"
지난 5월 말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미군 전략사령부 본부에 정보 당국자와 군 관계자, 민간 안보 전문가 수십 명이 모여 북한 핵 위협 평가를 공유하는 회의를 열었다. 전략적 억지와 글로벌 타격이 주 임무인 미 전략사령부가 러시아나 중국이 아닌, 북한 핵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춘 회의를 연 것은 처음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회의가 열린 5월 23~24일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취임 뒤 첫 방한을 마치고 일본을 방문 중일 때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한·미 양국이 평가하던 시점이기도 하다.
회의는 미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과 군 정보를 맡는 국방정보국(DIA)이 주최했다. WSJ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여전히 비핵화가 목표지만, 현실적으론 핵 사용 억지를 우선해야 할 정도로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됐다는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소형 전술 핵탄두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회의 참석자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교수는 WSJ에 “북한은 더 이상 비확산이나 군축의 대상이 아니라 (핵 사용) 억지력이 도전 과제인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제로(0) 퍼센트”라는 의견을 밝혔다.
일부 참석자는 북한이 무력 충돌 상황에서 한·미로부터 양보를 얻기 위해 소형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마커스 걸러스커스 전 ODNI 북한 정보분석관은 “가까운 미래에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가 북한”이라고 봤다. 북한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경우 제한된 전술핵을 사용하는 것이 정권 붕괴가 아니라 오히려 생존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앤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제한적 전술핵 사용으로부터 억지될지, 아니면 핵을 사용하고도 빠져나갈 수 있는 실제 시나리오가 있다고 생각할지라는 중요한 물음에 대한 답을 회의에서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최근 신형 핵물질 탐지 정찰기인 WC-135R ‘콘스턴트 피닉스’ 1대를 처음 실전 배치했다. 20일(현지시간) 미 군사 전문매체인 에어포스타임스 등에 따르면 WC-135R은 미 네브래스카 주 오풋 공군기지(링컨 공항)에 지난 11일 도착해 미 공군 제55 비행단 예하 제45 정찰비행대에 배치됐다.
미 공군은 구형인 WC-135C/W 두 대를 내년 여름까지 WC-135R 석 대로 재편할 계획이다. 기존 정찰기들은 각각 1961년과 62년에 제작돼 노후화가 심했다.
WC-135R은 대기 표본수집 장비를 이용해 공기 중의 방사성 물질을 포집하는 특수 정찰기로 ‘킁킁이(sniffer)’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그간 북한의 핵실험 동향이 포착되면 한반도로 출격해왔다.
신형은 다목적 공중급유기인 보잉의 KC-135R 기체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에어포스타임즈는 제55 비행단 관계자를 인용해 “구형보다 작전 범위가 훨씬 넓고, 핵물질 입자를 포집하는 능력도 더 뛰어나다”고 전했다.
■ 미 공군 WC-135R 콘스턴트 피닉스
「 ◦ 제작사: 보잉
◦ 길이: 42.6m
◦ 폭: 39.9m
◦ 높이: 12.8m
◦ 비행속도: 최대 648㎞/h
◦ 항속거리: 6437㎞
◦ 순항고도: 1만2200m
◦ 이륙중량: 최대 13만6300㎏
◦ 승무원: 통상 33명
」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김상진 기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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