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이 공격한 개 맞아? 안락사 중단된 맹견 놀라운 근황
8세 아이가 개에게 물려 크게 다친 사고와 관련해, 안락사 절차가 중단된 사고견이 현재 매우 온순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견을 키우던 80대 남성은 8세 아이가 개 물림 사고를 당한 직후 개에 대한 권한을 포기했다. 이후 안락사 절차가 시작됐으나 검찰의 요구로 절차가 중단됐다.
경찰은 사고견이 인명사고를 낼 우려가 크다고 보고 절차를 진행해 왔으나, 검찰이 입증 자료를 요구해 보류됐다. 현행법상 물건으로 규정되는 동물(압수물)이 보관하기 위험한 것으로 볼 만한 간접자료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검찰 측 입장이다.
즉 이 개가 이전에도 사람을 다치게 했거나 공격성을 보이는 추가 사례를 찾아야 안락사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안락사 절차 중단 후 사고견은 울산의 한 유기동물보호소에 위탁됐다. 매우 온순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다고 한다. “사람을 공격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현재 이 사고견을 인수하겠다는 동물보호단체도 나타났다.
동물복지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상상하지 못할 피해를 입은 초등학생과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어서 완쾌돼 가정의 행복을 되찾길 바란다”면서도 “개 한 마리를 죽인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개를 죽여 이 사건에 대한 합리적 해결점에 도달할 수 있다면 저희 동물권 단체들도 그 희생을 인정하겠다”며 안락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단체는 안락사 절차 보류를 요구한 검찰의 판단에 동의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아울러 “개가 사람을 무는 행위는 개들에게는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문제”라며 “도덕적 인식이나 윤리적 기준을 자의적으로 가질 수 있는 지성적 주체가 아니므로 이러한 개에 대해 안락사라는 사회적 처벌은 합당하지 않다. 사회적 책임은 사회적 규범과 법률에 따라 이 개를 제대로 통제하고 관리하지 못한 견주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개를 인수할 수 있게 해 달라. 법률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책임지고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안전이 담보될 때까지 필요기간 동안 사육공간에서의 이탈도 금하겠다. 그러니 이 개를 살려 달라.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조건만 담보된다면 그 개를 굳이 죽이고 얻을 사회적 가치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경우라도 인권을 넘어선 이념과 가치는 있을 수 없다”며 “하지만 이 개를 희생시킨다 해서 인권의 가치와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또 다른 한 생명의 희생에 대해 부디 다시 한번 돌아봐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11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한 아파트 단지에서 목줄이 풀린 채 돌아다니던 13.5kg의 중형견이 하교하던 A(8)군을 쫓아가 목과 팔 등을 물어 크게 다치게 했다. A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 수술을 받은 뒤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아이를 구한 택배기사는 SBS 유튜브 채널 ‘비디오머그’를 통해 “애가 완전히 대자로 뻗어서 온몸에 피가 흐르는데 시커먼 개가 애 몸을 물고 흔들고 있었다. 개가 물어뜯는 게 아니고 진짜 잡아먹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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