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덜 팔고도 매출·영업익 다 신기록
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에 반도체 수급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각종 악재를 뚫고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완성차 판매 대수는 줄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고급 세단·전기차 등 마진율이 높은 차량을 많이 팔았고, 고환율(원화가치 하락) 효과까지 더해진 결과다.
현대차는 올 2분기 영업이익 2조9798억원(연결 기준)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1일 공시했다. 이는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이다. 기존 최대치는 2012년 2분기 2조5372억원으로, 10년 만에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8860억원)보다는 58%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8.3%였다. 2014년 2분기(9.2%)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차량용 반도체와 다른 부품의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 부족 영향이 계속돼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으나 제네시스와 SUV 비율 확대, 우호적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싼타크루즈·투싼·싼타페와 같은 SUV 판매 비중이 75%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 판매 대수는 총 97만6350대(전년 동기 대비-5.3%)였다. 해외 시장의 경우 생산 차질 탓에 같은 기간 4.4% 감소한 79만4052대가 팔렸다.
하지만 매출은 35조999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존 분기 최고 매출은 지난해 4분기(31조265억원)였다.
제네시스·SUV를 중심으로 판매 비율이 개선된 데다 환율 효과가 더해져 전체 물량 감소 영향을 상쇄했다. 올해 2분기 미국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전년 동기보다 12.3% 하락한 1260원이었다.
경영 전망에 대해 현대차 측은 우선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이 개선돼 생산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중 대결 구도 등 지정학적 영향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19 재확산, 금리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경영 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자용 현대차 전무는 “올 초에는 전 세계 자동차 수요가 8000만 대 이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7000만 대 중후반대로 조정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지난 1월 제시한 전년 대비 매출 13~14% 성장과 영업이익률 5.5~6.5% 달성 목표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간배당을 할 예정이다. 보통주 1주당 1000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금액이다. 배당금 총액은 2578억1400만원이다. 시가 배당률은 보통주 0.6%, 종류주 1.2%다.
◆테슬라 순익 2조9600억원 작년 2배=이날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순이익은 전기차 가격 인상 등에 힘입어 22억6000만 달러(약 2조96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11억4000만 달러)의 두 배로 집계됐다. 다만 매출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령에 따른 상하이 공장 가동 중단 여파로 전 분기 대비 9.8% 줄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동차 회사로는 최초로 테슬라가 원재료 가격 변동에 맞춰 상품 가격을 조정하는 데 성공했다”며 “배터리 가격이 하락해 차량 가격을 내리면 더욱 큰 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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