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심장부에서 시작된 데드크로스.. 지지율 25%가 마지노선 [김봉신의 여론감각]

김봉신 2022. 7. 2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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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신의 여론감각] 정부와 여당 평가 '트리플 하락' 원인과 전망

[김봉신 기자]

▲ 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한국갤럽 7월 2주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결과, 7월 1주 데드크로스에 이어 추가적인 하락을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 한국갤럽

한국갤럽이 지난 15일 발표한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7월 2주)는 정가에 약하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미 직전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부 출범 컨벤션효과가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보였는데, 일주일 뒤 추가 하락으로 이제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때 얻은 득표율보다 낮은 긍정 평가를 얻고 있는 게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선거 득표율을 여론조사 지지율로 단순 환산하면 37.46%(투표율 77.08% × 득표율 48.56%)이니 반올림해 소수점 아래를 표기하지 않는 한국갤럽의 표기법에 따르면 38%(환산 지지율) vs. 32%(7월 2주 긍정률)다. 격차는 6%p로 오차범위에 걸렸다. 즉,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찍은 비율을 뚜렷하게 하회하는 긍정 평가 비율이 예상된다. 

출범 2개월만에 사라진 컨벤션효과 
 
▲ 주요 정당 지지도, 한국갤럽 7월 2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로 대등하게 나타났다
ⓒ 한국갤럽
 
더 심각한 건 국민의힘 지지도와 호감도의 동반 하락까지 겹쳐 '트리플 하락'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직전 대비 4%p 하락한 38%, 더불어민주당은 직전 대비 3%p 상승한 33%로, 두 당의 지지도 격차는 5%p로 오차범위 안으로 들어왔다.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양당의 지지도가 대등한 수준으로 붙었다.

정부 출범 컨벤션효과가 거의 사라진 결과인데, 컨벤션효과는 2개월 정도 유지된 것 같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이 오차범위 정도로 따라 붙게 된 데까지 3년 이상 걸렸다. 박근혜 정부 시기에도 마찬가지로 2012년 12월 대선 후 제1야당인 민주당이 여당 새누리당의 지지도를 오차범위까지 따라 붙는 데 3년 넘게 걸렸다(2016년 4월 총선 직후). 이번 정부에서는 여야의 지지도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진 기간은 불과 2개월이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정당별 호감도 역시 국민의힘만 4월 4주 대비 5%p 하락해 36%다. 민주당은 1%p 하락한 32%, 정의당은 2%p 떨어진 21%로 나타났다. 주요 정당 모두 호감도가 낮아졌는데, 하락 폭은 국민의힘이 가장 컸다.
 
▲ 주요 정당별 호감도, 한국갤럽 7월 2주 주요 3개 정당별로 각기 물어본 호감도 결과 지난 4월 대비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큰 하락폭을 보여줘 주목된다.
ⓒ 한국갤럽
 
긍정 평가 하방 압력 강하게 나타나는 집단은 어디? 

이 같은 하락세가 가파르게 전개된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필자는 우선 국정 수행 긍정 평가 비율의 하방 압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인구집단이 어디인지를 살펴봤다. 

7월 1주 한국갤럽 조사상 긍정률이 43%에서 37%로 6%p 하락할 때에, 놀랍게도 국민의힘 지지자 중 긍정 비율이 10%p 하락하면서, 부정 응답은 11%p 많아졌다. 이 변화는 오차범위를 벗어난 변화로 긍·부정이 거의 같게 나타난 직전 6월 5주에서 데드크로스 상황을 만들어낸 큰 변화가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때 중도 성향자 중 긍정 비율이 하락하고, 부정이 상승해 격차를 벌인 것이 사실이긴 하다. 그러나 보수 성향자 중에서 긍정 비율이 더 큰 폭인 9%p 하락했다. 데드크로스 상황이 여권 심장부에서 비롯됐다는 건 놀랍다.

7월 2주 조사 결과, 다시 긍정률이 5%p 빠지는 과정에서는 전업주부 중 긍정 비율이 11%p 하락해 50% 선을 하향 돌파한 41%로 내려앉았다. 자영업자 중에서도 9%p 하락해 긍정 비율이 전체 평균 32%보다는 미세하게 낮은 30%로 빠졌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 역시 전업주부 중 직전 대비 9%p 하락했다.

국민의힘 호감도를 본다면 4월 4주 대비, 자영업자 중에서 14%p 하락(47%→33%), 50대에서 13%p 하락(42%→29%), 60대에서 9%p 하락(60%→51%), 전업주부에서 8%p 하락(54%→46%), 중도 성향자 중에서 8%p 하락(35%→27%)하는 등 경제활동 인구 많거나, 민생 경기 고관여자 다수 분포 인구집단에서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중도 성향자 중에서뿐 아니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자가 다수 분포해있던 인구집단, 즉 '텃밭'에서도 주요 지표가 하락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분석된다.

위기의 경제...국민적 공포 상당 

이미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국민적 공포가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은 여론조사 결과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가 민생 안정책을 제때 내놓지 않았다는 점은 트리플 하락의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아래는 한국리서치의 '여론 속의 여론' 6월 5주차 결과 중 국가경제 인식 관련 문항이다.
 
▲ 국가경제 상황 평가, 한국리서치 6월 5주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나쁘다'라고 응답했다.
ⓒ 한국리서치
 
무려 10명 중 8명이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나쁘다'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이 임박한 시기에 조사한 5월 1주 결과에선 부정 평가가 64%였는데, 출범 후 악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직업별로 볼 때, 나쁘다는 응답이 특히 생산·기능·노무, 사무·관리·전문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가 경제 상황에 대한 국민 인식이 급격히 악화되는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은 대책을 내놓지 않았던 것 같다.

더군다나 국민의힘은 당대표를 징계하는 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국민적 위기 상황과는 전혀 다른 데 관심이 쏠려 있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처럼 비친다. 마치 당내 밥그릇 싸움이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당대표 징계에 대해 국민 절반은 '정당한 과정'이라고 하지 않고 '정치적 판단'이라고 응답했다(NBS 7월 2주 조사).
 
▲ 이준석 당대표 징계 처리 평가, NBS 7월 2주 국민의힘 징계위가 이준석 당대표 내린 징계에 대해 국민 절반 정도는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결과'라고 응답했다.
ⓒ NBS
NBS 7월 2주 조사 결과상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도 '정당한 과정의 결과'라는 응답은 39%, '정치적 판단 개입된 결과'라는 응답이 48%, 보수 성향자 중에서도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결과'라는 응답이 52%로 절반 정도로 나타났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 하락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악재가 사실 여당 내에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힘을 모아 경제 위기를 이겨낼 해법을 마련하는 데 몰두하고, 서민 삶의 현장을 신발이 닳도록 돌아다녀도 충분하지 않을 상황이다. 그럼에도 당권을 두고 다투는 모습만을 보이고 있어, 지지자 중에서도 이탈이 급속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심은 '차별 완화'를 강력히 요구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필자는 여기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 한국갤럽과 NBS의 정당 지지도가 전혀 달리 나온 현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5월 1주 한국갤럽이 5월 3~4일 양일 간 조사해 내놓은 결과 더불어민주당 41%, 국민의힘 40%로 나타났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인 5월 2~4일 NBS가 조사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41%, 더불어민주당 30%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한국갤럽에서는 41%, NBS에서는 30%로 두 조사의 격차는 11%p에 달한다. 지나치게 심한 차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회의 인사 청문회가 시작된 날이 5월 2일이었는데, 그날 더불어민주당이 제대로 대응을 못 했다고 하더라도 3~4일 조사에도 비슷하게 반영돼야 한다. 그렇지만 전혀 다른 결과다.

필자는 한국갤럽 문항 중 우리 사회 차별 정도 인식이라는 8개 항목에 대한 평가 문항에 주목했다. 
 
▲ 우리 사회 차별 정도 인식, 한국갤럽 5월 1주 빈부 차별이 심각하다는 응답이 81%,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은 46%에 달한다.
ⓒ 한국갤럽
 
빈부 차별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10명 중 8명으로 나타났다. 46%는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비정규직 차별도 심각하다는 인식이 비슷한 정도로 확산돼 있다. 학력·학벌 차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장애인 차별, 성소수자 차별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회적 차별에 대해 심각하다는 응답이 과반이었다. 

필자는 이 같은 문항군이 응답자 중 진보 성향자를 조사 중간에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응답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가설적 문제제기를 해봤다. 물론 검증되지 않는 필자만의 견해이니 독자께서 혹시 다른 의견이 있다면 폭넓게 받아 들이고 싶다.

여하튼 위의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교역과 국방력에서 선진국이나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자족적 뉴스를 볼 때마다, 필자는 위와 같이 사회적 차별에 지쳐 있을 우리 국민들의 열패감은 왜 조명받지 못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우리나라 성평등 수준이 146개 국가 중 99위라는 소식에도 왜 반성한다는 성찰적 논평 하나 내는 정치인이 없는가.

국정 지지도 상승 시킬 해법 필요 

한국갤럽이 22일 또 국정 긍·부정 평가를 발표할 텐데, 지금까지의 추세로 보면 30% 선이 무너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설령 이번 주차에 방어한다고 해도 '심리적 저지선'이라는 30%선이 곧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런데, 필자는 25% 선을 지켜보고 있다. 국정 긍정 평가 비율이 25% 아래로 빠진다면, 지지자들이 숨기 시작할 것이다. 4명이 한 자리에 모이면 긍정 평가자는 1명이라는 것이고, 그 1명도 자신의 의견을 숨길 수밖에 없게 돼 침묵의 나선을 타고 내려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급격한 하락을 멈출 방법을 찾기 어렵게 된다.

국정 긍정 평가 비율을 상승 반전시킬 해법이 필요하다. 필자가 보기에 하락하는 국정 긍정 평가 수치 속에 국민의 피맺힌 비명이 스며 있기 때문이다. 국민 삶의 질이 향상되고, 먹고살만한 경기가 된다면 국정 긍정 평가 비율도 자연히 높아지지 않겠는가.

윤석열 대통령 국정 긍정 평가의 상승 반전의 모멘텀은 그래서 위 한국갤럽 조사에서 나타나듯, '경제 위기 극복'과 '차별 완화'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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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7월 2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한국갤럽 / 조사기간: 7월 12일 ~ 14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 / 조사방식: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10.8%

[NBS(7월 2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 / 조사기간: 7월 11일 ~ 13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 / 조사방식: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14.4%

[한국갤럽(5월 1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한국갤럽 / 조사기간: 5월 3일 ~ 4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 조사방식: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11.3%

[NBS(5월 1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 / 조사기관: (주)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 조사기간: 5월 2일 ~ 4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 조사방식: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22.2%

더 자세한 사항은 언론사/조사기관 및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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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봉신씨는 메타보이스 대표이며 조원씨앤아이 부대표입니다. 이 기사는 http://blog.naver.com/metavoice/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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