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목소리.. 윤희근 "공감대 형성", 직협 "의견 차이"(종합)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21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 대표단을 만난 뒤 "지향하는 바가 같다는 공감대를 가졌다"고 말했다. 의견 차이로 평행선을 달렸다는 직협 측 얘기와는 상반된다.
윤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직협대표 등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에 "계급을 떠나 경찰이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을 나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 3시20분께까지 무려 4시간 넘게 진행됐다.
윤 후보자는 전날 국가경찰위원회가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청장 지휘에 관한 규칙 제정안에 절차상 하자기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 "국가경찰위가 충분히 그런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국가경찰위 지적에 제가 의견을 내는 것은 맞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오는 23일 총경급 경찰관들이 열기로 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대해선 "얼마든지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게 최선인지는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간담회 이후 출입기자단에 "윤 후보자가 직협 측 의견을 경청하면서 그간 행안부 실무협의체 논의 경과와 경찰의 발전발안에 대해 진지하게 답변해준 점에 대해 참석자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 발전 방안에 대해 참석자들간 진솔하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충북경찰청 직협 대표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민관기 청주흥덕경찰서 직협 회장은 "경찰국 관련해 서로 의견 차이가 있었고 평행선을 달린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다만 "내부 현장직원들의 건의사항과 행안부가 해주겠다는 부분에 대해선 긍정적인 검토를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민 회장이 언급한 행안부 부분은 경찰내 숙원 과제였던 공안직급 보수 인상, 복수직급제 등을 말한다.
민 회장은 경찰국 신설에 대해선 여전히 반대 입장을 확고히 했다. 그는 "경찰국은 현행법상 논란의 쟁점이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계속 반대운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경찰국 신설 이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경찰 지휘부와 현장직원이 논의해 대응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직협은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행안부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는 행안부 경찰국 신설 등으로 인한 내부 혼란 수습에 주력 중인 경찰 지휘부가 그간 삭발과 단식 등을 통해 강력히 반발해온 직협 측에 소통 자리를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경찰 지휘부 측에서는 윤 후보자를 포함해 10명이 참석했다. 직협 측에서는 여익환 서울경찰청 직협 위원장을 필두로 각 시도경찰청 직협에서 선출한 대표 20명이 나왔다.
윤 후보자는 간담회 전 모두 발언을 통해 "중립성과 책임성이라는 경찰제도의 기본 가치가 훼손되지 않게 새로운 운영제도의 과정을 면밀히 살펴나가겠다"며 "경찰제도 개선과 관련한 우리 경찰청의 입장을 정리하고 논의해오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기대를 온전하게 충족하진 못했지만 우리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윤 후보자는 직협 대표들이 그동안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등에 대해 삭발식과 단식, 삼보일배 등으로 반대 목소리를 낸 데 대해 "거리 질서를 유지하는 우리 동료가 폭염 속에서 거리로 직접 나선 모습을 보며 한 없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표현 방법은 다를지라도 모두가 경찰에 대한 깊은 충정과 경찰관으로서의 사명감에서 비롯된 것임을 잘 안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자는 "그동안 구호에 머물렀던 오랜 숙원과제들을 이른 시일 내 현실화하고, 한 분 한 분께서 제복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데 제 남은 경찰 생활의 모든 걸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자가 언급한 숙원 과제들이란 공안직급 보수 인상, 복수직급제 등이다. 윤 후보자는 아울러 "이제 지휘부를 믿고 그동안 논의 과정에서 보여주신 에너지를 경찰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모아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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