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내년부터 증권거래세 인하[세제개편]
부동산·금융 투자 관련 세금 개편
윤석열 정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핵심은 종합부동산세를 매기는 방식의 변화다. 문재인 정부에선 ‘집 수’에 따라 종부세를 부과했다면, 앞으로는 ‘집값’에 따라 내야 할 세금을 계산한다. 동시에 세율은 깎고, 공제금액을 늘려줘 부동산 세금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가 21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을 보면 정부는 주택분 종부세 부과 방식을 ‘가액 기준 차등과세’로 바꾼다. 다주택자에게 세금을 더 매겨서 집값을 잡겠다던 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뒤집고, 집이 몇 채가 있든 총 가치를 기준으로 세금을 내게 하는 방식이다. 수십억원 하는 강남 ‘똘똘한 한 채’를 가진 사람보다 수억원 집 두 채를 보유한 이에게 더 무거운 세금을 물리는 건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현재 다주택자(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3주택 이상)는 1주택자 세율인 0.6~3.0%보다 높은 1.2~6.0%의 중과세율로 종부세를 내고 있다. 이렇다 보니 과세표준 6억~12억원의 1주택자의 세율(1.2%)은 과표 3억원 이하인 다주택자의 세율(1.2%)과 같고, 3억~6억원 다주택자(1.6%) 세율이 더 높았다.
종부세의 세율도 0.5~2.7%로 2019년 수준으로 되돌린다. 최고 6.0%였던 다주택자의 종부세율은 최고 2.7% 수준으로 낮아지는 효과가 난다. 세 부담 상한은 다주택자의 경우 300%로 했던 것을 150%로 통일했다.
종부세 기본 공제금액은 공시가격에서 6억원을 공제하던 것을 9억원으로 상향한다. 주택 가격 합산액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9억원(시가 약 13억원) 이하면 종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1세대 1주택자의 공제금액인 11억원(올해는 3억원 특별공제 한시 적용으로 14억원)도 양도소득세의 ‘고가주택’ 기준과 맞춰 12억원으로 올린다. 기재부 관계자는 “2006년 이후 기본 공제금액 조정이 없었고, 2018년 이후 공시가격이 상승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몇 년간을 보면 종부세 제도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해서 종부세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며 “결과적으로 종부세가 하나의 징벌적 과세가 되고, 실제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없이 비정상적으로 운영이 됐다”고 지적했다. 추 부총리는 이어 “최근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보인다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종부세 체계를 개편하기에도 적기”라고 덧붙였다.
부동산뿐만 아니라 금융 투자 관련 세금에도 변화가 있다. 우선 지난 정부에서 신설해 내년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의 도입을 2년 미룬다. 금융투자소득세는 국내외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발생한 소득에 매기는 세금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도 2년 유예한다. 기재부는 “최근 주식·가상자산 시장 여건과 투자자 보호 제도를 정비해야 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유예 기간에는 증권거래세를 인하해 주식시장으로의 투자 자금 유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현행 0.23%인 증권거래세율을 2023년 0.2%, 2025년 0.15%로 낮춘다.
주식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대주주’의 기준도 완화한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종목당 10억원 이상 또는 일정 지분율(1~4%)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대주주로 분류해 양도세를 부과한다. 앞으로는 대주주의 기준을 지분율과 무관하게 종목당 100억원 이상으로 완화한다. 100억원어치가 넘는 고액 투자자를 제외하고 대다수 주주에 대해서는 주식 양도세가 사실상 폐지된다는 의미다.
또 대주주를 판정할 때 친족 등의 주식을 합산하던 것은 본인 기준으로만 판단(인별 과세)하기로 했다. 본인이 소액주주인데도 친족 주식까지 합산해 세금을 내야 하는 사례가 있는 데다, 친족이라 해도 주식 보유 여부와 규모를 일일이 알기 어려워 세 부담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에서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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