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설 '솔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법률 리스크 해소·손보사 출범 등 호재 만발

박수호 2022. 7. 2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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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LOUNGE]
1957년생/ 고려대 법대/ 헬싱키경제대 대학원 MBA/ 1984년 신한은행 입행/ 신한은행 리테일 부문장,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2015년 신한은행장/ 2017년 신한금융그룹 회장(현)
조용히 웃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65)의 최근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조 회장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잠재 악재로 여겨졌던 법률 리스크가 있었다. 조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금융권 고위 간부 자녀 등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 남녀 합격 비율을 맞추려 점수를 조정한 혐의 등이 골자다.

4년 전(2018년) 불거진 사건은 최근 대법원 최종 판결로 이어졌다. 올해 6월 말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업무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원심이 선고했던 무죄를 최종 확정했다. 법원은 2015년, 2016년 최종 합격자 2명을 부정 통과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이들의 부정 채용에 관한 조 회장의 공모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번 판결로 조 회장 어깨는 한층 가벼워졌다. 참고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신한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 등에 따르면 최고경영자가 집행유예를 포함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 지으면 향후 5년간 경영진 자격에서 배제된다. 조 회장은 이런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셈이다.

더불어 최근 신한금융그룹의 신규 손해보험 자회사 ‘신한EZ손해보험’이 정식으로 출범하면서 새 사업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말 프랑스 BNP파리바그룹과 카디프손해보험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카디프손보 지분 94.54%를 인수했고 잔여 지분 7.46%는 신한라이프(신한생명 시절)가 보유하는 방식이다. 올해 금융감독당국이 해당 인수 건을 최종 승인하면서 조 회장 사업에 한층 힘이 실렸다.

이런 분위기 덕분인지 조 회장은 7월 초 신한EZ손해보험 본사를 찾아 모든 임직원들에게 ‘신한’ 배지를 직접 달아주는 깜짝 이벤트를 단행했다. 그만큼 애정을 보이면서 진정한 신한의 일원이 됐음을 축하해주겠다는 메시지였다.

사실 신한금융그룹은 그동안 계열사 포트폴리오에서 ‘손해보험사가 없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2013년 LIG손해보험(현 KB손보)이 매물로 나왔을 때 소극적으로 나섰다가 KB금융이 가져가 분루를 삼켰다. 그런 점에서 이번 M&A(인수합병)는 조 회장 입장에서는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M&A 귀재로 외형, 내실 모두 잡아

사실 조 회장은 이번 손보 출범까지 줄곧 그룹 외형 성장은 물론 내실을 키워온 1등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얼마 안 돼 2017년 호주 ANZ은행의 베트남 소매금융 부문 인수를 신호탄으로 굵직굵직한 M&A를 진두지휘해왔다. 오렌지라이프(신한라이프), 아시아신탁, 베트남 소비자금융사 푸르덴셜베트남파이낸스컴퍼니, 네오플럭스(신한벤처투자),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등이 차례로 한 식구가 됐다.

단순히 금융사 인수만 한 게 아니다. 조 회장은 인수한 금융 계열사를 ‘원 신한’이라는 기치 아래 다른 그룹 계열사와 힘을 합쳐 실적을 올리는 ‘인오가닉(Inorganic)’ 전략을 썼다. 인오가닉 전략이란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확장·강화하는 것을 일컫는다.

올해 5월 아시아신탁의 잔여 지분을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 새 간판을 단 신한자산신탁 사례가 대표적이다.

조 회장은 2019년 5월 지분 60%를 인수하며 신한자산신탁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후 ‘인오가닉’ 전략을 적극 적용, 지난해 신규 수주 계약액을 1897억원으로 성장시켰다. 2018년 계약액이 174억원이었으니 약 10배가량 늘렸다고 볼 수 있다. 당기순이익도 2018년 242억원에서 지난해 758억원으로 3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이런 전략은 내실도 튼실하게 만들었다. 올해 2월 조 회장 주재 경영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그룹의 연간 순이익이 4조193억원이라고 밝혔다. 8년 연속 당기순이익 증가 신기록이다. 올해는 연간 첫 5조원 순익 시대도 노려볼 수 있다는 대내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순이자마진(NIM) 개선 가시성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아 보이고 비록 비경상적 요인이나 하반기 대규모 사옥 매각 이익도 예정돼 있다. 올해 5조원 넘는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신한금융지주 올해 순이익 예정치를 5조2180억원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30.7% 증가하는 수준이다.

더불어 디지털 금융 강화 전략 등 내부 근육도 강화했다.

빅데이터, 알고리즘, AI(인공지능)에 기반한 서비스 고도화, 디지털 플랫폼 강화, 인력 육성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1월 신한은행-KT 간 9000억원 규모의 핀테크 동맹을 통해 디지털 컴퍼니로의 공동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 신한은행은 금융권 최초 배달 앱 ‘땡겨요’를 통해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을 세웠다. 이뿐 아니라, 주문과 결제 과정에서 쌓이는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 가맹점주, 배달 라이더 대상 특화 금융 상품 개발에 집중한다. 참여자가 상생하는 플랫폼을 지향하려는 의도에서다.

지난해 4월에는 유망 벤처·스타트업과 예비 유니콘 기업에 투자하는 3000억원 규모로 국내 금융사 최초의 디지털 전략적 투자(SI) 펀드인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1호, 2호 펀드까지 결성하며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ESG 부문에서도 발군이다. 신한금융은 2020년 11월, 이사회 산하 ESG 전략위원회를 열고 동아시아 금융그룹 최초로 기후변화에 따른 중장기적 탄소중립 정책인 ‘Zero Carbon Drive’를 선언했다. 고탄소 배출 기업, 산업에 대한 대출·투자를 관리는 기본으로, 산업 내 친환경 금융 지원 확대를 통해 저탄소 경제 전환을 유도하는 데 일조하기 위해서다.

▶내년 3월 임기 만료

자연스레 조 회장의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조 회장은 2017년 3월 첫 임기를 시작했다. 2020년에는 연임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임기까지는 약 9개월 정도(내년 3월까지) 여유가 있다. 최대 변수였던 법률 리스크가 사그라들면서 조 회장의 3연임설이 솔솔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당장 ‘빅스텝’으로 대변되는 고금리 시대에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어떻게 잘 버틸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고금리 환경에서는 은행 같은 계열사는 선전할 수 있지만 증권, 부동산 부문 계열사는 거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여파로 보험 해지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그는 고객의 관점에서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정립하며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바르게는 고객과 미래를 기준으로 바른 길을 선택하고 사회를 위한 바른 길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빠르게는 실행의 속도를 높여 빠르게 행동하고 실패를 통해 성장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마지막으로 다르게는 각자의 다름을 존중하고 모두를 아우르는 조화를 통해 남다른 결과를 창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수호 기자 / 일러스트 : 김연호]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8호 (2022.07.20~2022.07.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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