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86' 김민석 "尹정부, 이대로 가면 국민이 촛불 든다"

최승욱,김승연 2022. 7. 2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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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3선의 김민석 의원은 “윤석열정부가 지금처럼 하면 국민이 연말에 ‘촛불’을 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정부가 앞으로 2년간 선거가 없다고 생각하니 폭주를 시작했다”며 “국민의 화가 더 커지면 거리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만큼은 민주당이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선거 전망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해도 이재명 의원이 답을 하지 않으니 발생하는 일종의 정치적 체념”이라며 “이러면 당에 건강한 문제 제기와 토론이 사라지고, 나중에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이 의원이 답은 하지 않고, 그냥 이기겠다고만 하는 것이 문제”라며 “지도자로서 이 의원의 판단력을 믿을 수 없는데, 잘 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을 중심으로 나오는 단일화 목소리에 대해서는 “아무 내용도 없이 그저 1등이 되기 위한 단일화나 이재명이 아닌 사람은 다 뭉치자는 식의 얘기는 맞지 않다”며 “다만 대안을 만들기 위해 서로 뜻을 맞춰가자는 것에는 열려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 논란이 커지고 있는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김 의원은 “당의 동지이고, 직전 대선 후보였던 사람의 사법리스크를 당내 경선에서 얘기하는 것은 옳지도, 온당하지도 않다”면서 “사법리스크는 윤석열 정권이 만든 프레임인데, 그것에 민주당이 끌려다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대표 정치인 중 한 명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금 민주당은 어떤 상황인가.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에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는데, 토론을 통해 문제가 정리되지 않고 어떤 세력에 의해 문제가 덮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원래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문제가 제기되면 세게 싸우면서 통합을 이뤄가야 하는데, 지금은 문제를 제기해도 답이 없다. 상호 토론이 안 펼쳐지니, 벽에 대고 소리를 지르다 체념해버리는 상태다.

‘어대명’이라는 건 이런 과정에서 만들어진 일종의 정치적 체념이다. 이러면 당이 생명력을 가지고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다.

분열보다 무서운 것이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체념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지방선거 패인이 대선 평가를 제대로 안 했기 때문이란 뜻인가.

“지방선거 최대 이슈는 서울시장 선거 구도를 짜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다양한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결국은 그냥 밀고 가버린 셈이 댔다.

그런데 전당대회 국면에서 다시 판을 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재명 의원이 이에 대한 답은 하지 않고 또 밀고 가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

이러면 당에 건강한 문제 제기와 토론이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후에 또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재명 당대표’로는 혁신과 통합이 어렵다는 뜻인가.

“통합이라는 것은 서로 허심탄회하게, 한쪽에서 지적하면 다른 한쪽이 답을 하는 성실한 자세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이 의원이 당내 문제 제기에 답하지 않고, 그냥 이기겠다고만 하는 것이 문제다. 전형적인 불성실한 대응이다. 고쳐야 할 태도라고 본다.”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을 미뤘다는 것인가.

“가령 서울시장 후보 문제로 당이 홍역을 앓았을 때, 본인의 입장을 명료히 밝히지 않았다.

직전 대선 후보이고 사실상 선대위원장으로 예정돼 있었음에도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발언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자신의 문제가 걸려있어서 그런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나.

지방선거 막판에 발표한 김포공항 이전 공약도 같은 일이다. 대선 때 그렇게 많은 토론을 거쳐 발표하지 않기로 했던 건데, 갑자기 아무 논의 없이 튀어나왔다.

당시 본인의 보궐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것 외에 뭘로 설명할 수 있나. 이 때문에 제주도까지 얼마나 많은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나.

결국 당 전체에 해가 되는 판단과 태도를 취한 것이다.

우리가 지금 그걸 묻고 있는데, 본인은 이에 대한 답은 안 하고 그냥 ‘잘하겠습니다’라고 넘어가고 있지 않나.

이 의원의 지도자로서의 판단력을 믿을 수 없는데, 잘 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

-분당을 언급한 적도 있다.

“우리 당은 분당이라는 아주 고통스러운 역사를 겪었기 때문에 절대 분당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당이 내부로부터 진정한 화합을 이루지 못하면 형식적으로 분당이냐 아니냐를 떠나 다음 선거에서 이길 에너지를 가질 수 없다.”

-컷오프 후에는 비명(비이재명)계 후보 간 단일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일화 얘기는 97그룹에서 먼저 나온 것 아닌가. 그렇다면 97그룹 내에서 단일화 얘기를 정리하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아무 내용도 없이 그저 1등이 되기 위한 단일화 또는 이재명이 아닌 사람은 다 뭉치자는 식으로 얘기하면 맞지 않다.

다만 대안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서로 뜻을 맞춰가자고 하는 것에는 열려있을 수 있다.”

-컷오프 후 단일화를 주도할 계획도 있나.

“컷오프 이후에는 (이재명 의원 외에) 두명이 남을 텐데, 자연스럽게 경쟁을 하다 보면 정리가 될 것이다.

지금 어떤 후보가 본선에 올라올지, 그분이 어떤 ‘칼라’를 가지게 될지 모르지 않나.

만약 나를 포함해 이재명 의원과 박주민 의원이 컷오프를 통과하면 단일화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지 않겠나.”

-어떻게 ‘어대명’을 꺾을 계획인가.

“진정한 경쟁은 컷오프 이후에 시작된다고 본다. 그 본질은 민주당에 어떤 리더십을 세워야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문제 제기만 있고, 이에 대한 답이 없기 때문에 본질적 문제에 대한 상호토론이 열리지 못했다.

본선에 올라가 후보 셋이 마주하고 본질적 쟁점에 관해 토론하기 시작하면 어대명 얘기는 사라질 것이다.

정치는 쇼가 아니다. 본질적 쟁점을 놓고 공방을 벌이면 역동성이 시작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윤석열정부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언급했다.

“윤석열정부가 선후 경중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공적 시스템의 일탈이 계속되는데도 이에 대한 인식도 없다. 이러니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것 아닌가.

민생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자꾸 다른 문제가 생기고, 이를 덮으려 자꾸 사정 정국을 형성하는 것 아닌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솔직히 말해 ‘김건희 특검’이다. 그렇게 많은 문제와 의혹이 제기됐는데, 검찰과 경찰에서 전혀 수사를 안 하고 있지 않나.”

-윤석열정부가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보나.

“내가 이번 정부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거리의 정치’가 재연되는 것이다.

앞으로 2년 동안 선거가 없는데, 이것이 결코 새 정부에 좋은 일이 아니다.

차라리 선거가 있으면 정신을 차리겠지만, 2년간 선거가 없다고 생각하니 폭주를 시작한 것이다.

이러다 국민의 화가 커지면 거리로 나가게 된다. 이대로 하면 국민이 연말에 촛불을 들 수도 있다. 그건 우리가 진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의원에 대한 ‘사법리스크’ 공방이 당내에서 거세다.

“우리 당의 동지이고, 직전 대선 후보였던 사람의 사법리스크를 경선에서 얘기하는 것은 옳지도, 온당하지도 않다.

더구나 사법리스크는 윤석열 정권이 만든 프레임인데, 그것에 민주당이 끌려다니는 것도 옳지 않다.

오히려 윤석열정부의 무차별적 정치 사정을 비판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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