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거 기간 중 집회 금지한 '공직선거법' 위헌"

허경준 2022. 7. 2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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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집회를 금지하는 현행 공직선거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1일 방송인 김어준씨와 주진우 전 시사IN 기자가 공직선거법 제103조 3항이 선거운동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위헌)대 3(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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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공정성이란 추상적 위험 때문에 집회 등 제한.. 정당화 어려워"
반대의견 "선거운동·정치적 표현·집회의 자유 과도한 제한 아냐"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선고를 앞두고 자리에 앉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선거운동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집회를 금지하는 현행 공직선거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1일 방송인 김어준씨와 주진우 전 시사IN 기자가 공직선거법 제103조 3항이 선거운동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위헌)대 3(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공직선거법 제103조 3항은 누구든지 선거 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향우회·종친회·동창회·단합대회 또는 야유회, 그 밖의 집회나 모임을 개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씨 등은 2012년 4·11 총선 직전 민주통합당 후보자 공개장소 연설·대담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인터넷방송 ‘나꼼수’와 트위터를 이용해 집회개최를 사전고지한 후 참석자들을 상대로 확성장치로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같은 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 등은 1심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제103조 제3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법원은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 조항에 대해선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고, 검찰은 위헌 부분에 대해 공소 제기를 철회했다.

이후 1심은 김씨와 주씨에게 각각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 등은 지난 2018년 2심 과정에서 재차 공직선거법 제103조 제3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헌재는 "선거의 공정성과 평온에 구체적 위험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단순히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추상적인 위험성을 들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집회나 모임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법에 의해 보호되는 법익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한다는 일반적 추정이 구체적인 상황에서 부인될 수 있는 경우라면, 입법자는 전면 금지가 아니라 집회나 모임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방법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반면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집회나 모임의 개최에 한정해 집회의 자유, 정치적 표현의 자유 등을 제한할 뿐 그러한 목적이 없는 집회나 모임의 개최는 선거운동 기간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심판대상조항이 후보자 등의 선거운동의 자유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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