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직무대행 체제 유지"..김기현과 '정면 충돌'
김기현, 3일 연속 '조기 전대' 주장
"당권 주자 간 신경전 치열해질 것"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당내 지도체제와 관련해 "현 (이준석) 당대표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당내 기반을 마련할 시간이 부족했던 안 의원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체제에 일단 힘을 실어준 뒤 , 당권 도전의 기회를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당 대표의 궐위가 아닌 상황에서 조기전대론은 주장하더라도 당장 실현될 수 없으며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면서 "지금은 하루 빨리 대한민국의 복합위기를 극복할 최고사령탑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정이 뭉쳐야 할 때"라며 조기 전당대회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안 의원이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은 것은 국민의힘 리더십 위기와 무관치 않다.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직후 '직무대행 체제'를 선언하면서 원톱 체제를 가동했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실 '지인 채용' 의혹 해명 과정에서 되려 논란을 키우면서 권 대행 체제는 출범 2주 만에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친윤계 핵심으로 통하는 장제원 의원이 "말씀이 무척 거칠다. 아무리 해명이 옳다고 하더라도 거친 표현은 삼가야 한다"고 권 직무대행을 공개 비판하면서 조기 전당대회론이 탄력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유력 차기 당권 후보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정권 출범 초기에 집권당이 제 역할을 하려면 임시 체제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연일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김기현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비정상적인 임시 시스템으로는 역부족 아니냐(는 말이 있다)"며 현재 직무대행 체제를 거듭 비판했다. 5선인 정우택 의원도 지난 19일 "이준석 대표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직무대행 6개월 시나리오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새로 전당대회를 하자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다"고 권 대행 체제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기 전당대회 주장이 분출하며 정치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안 의원에게 쏠렸다. 안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전날 국회에서 본인의 주최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당내 사정에 대해 여러 우려 목소리가 나와서 내일 정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하며 입장 발표를 예고한 바 있다.
안 의원이 조기 전당대회 반대를 주장하면서 김 의원과의 향후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내 기반은 김 의원이 탄탄하나 전국적 인지도에서는 안 의원이 앞서 전당대회까지 치열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안철수 의원은 보궐에다 당내에선 사실상 초선이나 다름없다"면서도 "전국적 인지도나 현재 위치를 생각하면 절대 영향력을 적게 볼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철수 의원이 이 같은 입장을 낸 건 지금 상황보다는 시간을 점점 길게 끌고 가는 게 자기한테 유리하다는 분석이 반영된 것"이라며 "조기 전대를 주장하는 이들과 정면으로 맞서는 주장인 만큼 향후 당권을 둘러싼 다툼이 거세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권 직무대행과 안 의원의 전략적 동맹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내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제일 중요한 건 권성동 체제가 안정적일 수 있느냐 하는 건데, 이 시점에 이를 옹호했다는 건 안 의원이 현 체제에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철수 의원은 현재 자신의 당내 입지가 튼튼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친윤들과 교감을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직무대행 체제' 유지에 공감한 것"이라며 "문제는 당내 세력을 만들 수 있느냐 하는 점인데, 이미 당권 전면에 나선 주자들의 치열한 견제가 예상되는 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안철수 "권성동 대행 체제로 가야…조기 전당대회는 혼란만 부추겨"
- 당권 경쟁자 김기현·안철수, 같은 날 각각 모임 열어 세 과시
- "김기현·안철수 분주한데"…침묵하는 '장제원'에 쏠리는 눈길
- 김기현, 당체제 연일 비판..."이준석 복귀하면 당 내홍 격화"
- 김기현, 권성동 연이틀 때려…"임시체제, 정국 운영 적합한지 의문"
- 김기현, 野 윤석열 정권 규탄 장외집회에 "탄핵 1순위는 이재명 자신"
- "배 나온 오빠" "하야하라"…이재명 민주당, '김건희 규탄' 총력 장외집회
- 원희룡 "제주지사 때부터 명태균과 소통? 강혜경 주장, 명백한 허위사실"
- '나는 솔로' 23기 정숙 '성매매·전과 논란'에 "억울하다" 반박
- ‘헛심 공방’ 전북·인천, 멸망전 무승부…아무도 웃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