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尹 출근길 문답 풍경.. 발언 줄이고 참모 키우기 나섰다

김윤진 2022. 7. 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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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언론 브리핑·SNS로 의혹에 적극 반박 나서
'메시지 리스크' 극복해 지지율 반등 꾀한다는 분석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통일부 대통령 업무보고가 연기됐다고 밝히고 있다./jeong@yna.co.kr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언론 소통 방식에 변화가 눈에 띈다.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던 당선인 시절의 약속이 취임 두 달 만에 마주한 60%대 부정평가에 주춤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이 발언을 줄이고 참모들의 목소리를 키우면서 메시지 관리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5월11일부터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 열의를 보이며 격의 없는 소통을 시도했다. 그러나 "보고를 받지 못한 게 언론에 나왔다"(6월 24일) 등 정부와의 소통 혼선이 드러나거나,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 이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나"(7월 5일) 등 감정을 여과 없이 내보인 표현으로 즉흥적인 답변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8~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 47.3%가 출근길 문답 논란의 원인으로 "대통령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답변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론을 의식한 듯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 전략은 '적게·신중하게' 답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답변 횟수와 시간이 줄었고 내용은 짧고 간결해졌다. 지난 12일 출근길 문답을 재개한 이후 윤 대통령은 최근에는 평균 2-3개의 질문에만 답하고 있다. 이전까지 통상 4~5개, 많으면 7~8개의 질문에 답하던 것과 대비된다.

답변에서는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방지하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지난 18일 출근길 문답에서 윤 대통령은 '탈북 어민 북송 사건' 관련 질문에 "헌법·법률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는 원칙론 외에는 따로 드릴 말이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고 34초 만에 회견을 마쳤다.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광복절 특별사면' 관련 질문에도 "사면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사태'에 관해서는 "빨리 불법 행위를 풀고 정상화해야" 한다며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통령실 참모들이 이슈 대응에 전면 나서서 윤 대통령의 '메시지 리스크'를 분산하려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의혹을 직접 반박하면서 발생한 논란과 "참모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에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 19일에는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장관과 대통령실 수석들을 향해 "자신감을 갖고 언론에 자주 등장해서 국민들에게 정책에 대해 자주 설명하라"며 적극적인 대언론 소통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은 정치적 사안에 대한 입장 표명에서 이전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7일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첫 공식 브리핑을 갖고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문재인 정부를 직격하며 논란에 정면으로 맞섰다. 최 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마치고 취재진에게 "왜 하필 이게 첫 브리핑 주제인지 과잉 해석하실 필요는 없다"며 "여러분이 (수석) 내려오라고 여러 차례 소통관에 얘기를 했다고 해서 내려왔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두 차례는 직접 뵙고 설명을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인사 논란에 대한 대응도 서면 브리핑 등 소극적인 방식에서 변화했다. 이전까지 대통령실은 민간인 해외 순방 동행 등 잇따른 인사 논란을 "공정한 인사다", "법적인 문제가 없다" 등의 해명으로 일축했다. 그러나 참모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상세한 반박에 나서면서 단호한 대응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19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과거 어떤 정부에서도 선거 때 일한 청년 실무자를 상대로 사적채용이라는 무차별적 공격을 한 사례는 없었다"며 부정 채용 의혹에 반격했다. 20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린 데 이어 대통령실 참모 중 처음으로 라디오에 출연해 입장을 표명하면서 화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달라진 메시지 관리를 낮은 지지율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6~18일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뉴스핌의 의뢰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3.1%포인트 상승한 35.6%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61.6%로 2.4%포인트 감소했다.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이) 문제의식을 느낀다고만 (국민들이 생각)해도 하락 추세는 멈출 수 있다. 지지율이 의미 있는 반등을 하려면 잘하는 걸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윤진 인턴기자 yj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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