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보자' 비트코인 던진 일론 머스크 [3분 미국주식]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상회한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이 다소 부진했지만 이익은 늘어났다. 주목할 건 75%를 청산한 암호화폐(가상화폐) 비트코인 보유량에 있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중국 대도시의 ‘코로나 봉쇄’에 따른 매출 부진과 고물가, 고유가, 달러화 강세 국면에서 비트코인과 맞바꾼 현금으로 위기를 방어했다. 반등을 시도했던 가상화폐 시장은 다시 요동쳤다.
테슬라는 21일(한국시간) 마감된 나스닥에서 0.8%(5.91달러) 소폭 상승한 74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본장을 마치고 분기 실적을 발표한 시간 외 매매에서 상승률을 2.32%로 확대했다. 애프터마켓 마감 종가는 753.68달러다.
테슬라의 분기 실적에서 순이익은 22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주당순이익(EPS)은 2.27달러로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수집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1.81달러를 웃돌았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잭스인베스트먼트리서치의 전망치인 1.91달러도 상회했다.
매출은 169억3000만 달러로, 레피니티브 전망치인 171억 달러를 하회했다. 앞선 1분기 매출 187억6000만 달러보다도 줄었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이 문을 닫아 생산에 차질을 빚었지만, 전기차 가격 인상으로 이익을 만회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순이익 못지않게 주목을 받은 건 디지털 자산 보유량이다. 테슬라는 디지털 자산 비중을 2억1800만 달러로 축소하고, 현금을 9억3600만 달러로 늘린 자사 대차대조표를 공개했다. 그중 비트코인을 보유량을 75%나 정리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을 발표한 뒤 컨퍼런스콜에서 “비트코인 보유량을 줄인 이유는 중국의 ‘코로나 봉쇄’가 언제 완화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라며 “비트코인에 대한 평가로 인식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디지털 자산 보유량 축소로 비트코인 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길 원했던 머스크의 바람과 다르게 가상화폐 시장은 요동쳤다. 당장 비트코인만 해도 최근 반등을 시도하며 돌파했던 3000만원 선이 붕괴와 탈환을 반복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미국 가상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2.48% 하락한 2만2802달러(약 2990만원)를 가리키고 있다. 하루 전까지 20%를 웃돌았던 1주 전 대비 상승률은 13.14%로 줄었다. 비트코인은 같은 시간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 2996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머스크는 가상화폐 시장의 가장 든든한 지지자였다. 비트코인을 매집하면서 “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고, 테슬라 차량 결제에 도입할 계획도 구상했다. 하지만 경기 둔화 위기에서 테슬라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트코인 보유량을 25%로 축소해 원성을 면할 수 없게 됐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가 ‘가상화폐 겨울’에 ‘매파’(반시장)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머스크는 도지코인에 대한 애정만은 거두지 않았다. 머스크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테슬라가 보유한 도지코인을 하나도 처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상화폐 시장에서 도지코인의 하락을 막을 순 없었다. 도지코인은 오후 1시30분 현재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2.71% 하락한 0.06809달러(약 89.29원)를 가리켰다.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스 홀딩스(유나이티드항공)는 이날 나스닥 본장에서 0.51%(0.21달러) 상승한 41.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시간 외 매매에서 6.68%(2.77달러) 급락한 38.7달러로 장을 완주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분기 실적에서 조정 주당순손실은 1.43달러로, 레피니티브 전망치인 1.95달러보다 개선됐다. 매출은 121억1000만 달러로, 레피니티브 전망치인 121억6000만 달러보다 적었지만 전년 동기의 54억7000만 달러보다는 2배 이상 늘어났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CEO는 “수익성을 회복하는 건 좋지만 앞으로 6~18개월 사이에 세 가지 위험과 직면하게 된다. 영업상 여력, 연료 가격 상승, 불황 가능성에 따른 산업 전반의 과제들이다. 우리가 이미 해결해야 할 현실적 과제들”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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