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설계·후공정 약한 韓 시스템반도체.."점유율 3→10%로"
점유율 3%인 시스템반도체 2030년까지 10%로 끌어올린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선도기술을 확보해 2030년 시장점유율을 10% 수준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경쟁력이 뒤쳐지는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적극 육성해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메모리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도 1위에 올라서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만큼 정부도 적극적인 기술 및 연구개발(R&D)지원을 통해 3%에 불과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21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경기 화성에 위치한 동진쎄미켐 발안공장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발표했다.
정부가 목표로 잡은 시스템반도체 시장점유율은 10%다. 기한은 2030년까지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시스템반도체 시장점유율은 3%에 불과했다. 이를 위해 ▲전력반도체 ▲차량용반도체 ▲인공지능(AI)반도체 등 3대 차세대반도체 기술을 집중 개발할 예정이다. 전력반도체는 4500억원, 차량용반도체는 5000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한다. AI반도체는 2019년까지 1조2500억원을 R&D 중심으로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선도기술 개발 뿐 아니라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육성에도 앞장선다. 글로벌 잠재력을 보유한 유망 팹리스 30개사를 ‘스타팹리스’로 선정하고, 상용화 및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용 R&D, 설계툴-기획-기술-생산·판로 등 전 과정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차·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대기업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는 ‘수요연계 사업’도 추진한다. 분야별 팹리스·수요기업 동맹체를 구성해 제품개발에서부터 테스트, 상용화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기로 했다.
후공정(패키징 및 테스트) 분야 지원도 확대한다. 당장 올해 하반기 첨단 후공정 기술로드맵 및 국내 후공정분야의 중장기 발전방향 도출을 위해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첨단후공정협의체를 발족한다. 이를 통해 첨단 후공정 특화 대규모 R&D 예타사업 신규 기획에 나선다.
메모리반도체 1위인 한국은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매우 취약하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점유율이 3%대를 벗어난 적이 없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 세계 2위에 올라 있지만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크고 팹리스, 파운드리, 후공정(조립) 등으로 이뤄진 시스템반도체의 전체 주기로 따지면 선도국가들과의 거리는 더 멀어진다.
특히 팹리스는 설계인력 부족, 파운드리 확보 애로 등으로 세계 50대 팹리스 중 국내 기업은 LX세미콘 1개사에 불과할 정도로 뒤쳐져있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퀄컴, 엔비디아, AMD 등 세계적인 팹리스 기업을 보유한 미국은 전 세계 매출 비중이 68%로 압도적 1위다. 그 뒤를 대만(21%), 중국(9%)이 쫓고 있다. 한국은 팹리스 매출이 1%로 영향력이 거의 없다.
대만(52%), 중국(21%), 미국(15%)이 점유하고 있는 후공정분야 시장에도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후공정 보완만으로도 큰 폭의 반도체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기술 개발을 위한 보완 작업에 뛰어든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경계현 DS부문장(사장) 아래 반도체 후공정 부문에 속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징사업화’ 태스크포스(TF)팀을 조직해 선단 패키징 기술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차세대 패키징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첨단 TSV(실리콘 관통전극)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2025년께 국가별 시스템반도체 생산능력 규모는 미국, 일본, 중국 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지원한다 하더라도 기술력에서 앞서 있는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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