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민생특위 띄웠지만, 국민들 "우린 뒷전 신세" 울분

황인성 2022. 7. 21.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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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멈춘 지 53일째..오늘, 여야 원구성 협상 만료 시점
이견 없는 유류세 인하·납품단가연동제 등 민생특위 속전속결 예상
경제전문가 "민생법안 통과, 국민 체감 없을 것"
"경제위기, 정부 역할 중요..국회, 정부 견제 제대로 해야"
서울 여의도 국회.   사진=박효상 기자

여야가 민생특위 구성에 합의·의결하면서 가장 시급한 민생법안부터 챙기겠다고 나섰지만, 국회 공전이 장기화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선·지선 등 굵직한 선거가 끝나고 나자 국민은 안중 밖이고, 당권 경쟁과 정치적 셈법에 매몰돼 50일을 넘기도록 국회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0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여야는 지난 18일 원내대표 간 회동에서 민생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하고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민생특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재석 257인 중 256인이 찬성해 가결돼 본격 가동을 앞둔 상태다. 특위는 여야 각 6인과 비교섭단체 1인 등 총 13인으로 구성되고,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는다. 

여야는 민생특위 가동과 함께 유류세 추가 인하를 위한 관련법 개정 등 시급한 민생법안 통과에 주력할 방침이다. 여야가 특위에서 논의하기로 한 주요 현안은 △유류세 추가 인하 △납품단가연동제 확대 △부동산 제도 개선 △직장인 식대 비과세 한도  확대 △안전운임제 지속 △대중교통비 환급 법안 등이다. 수많은 민생법안 중에서도 여야 간 이견이 적은 사안들로 빠른 논의 후 속전속결에 나서자는 방침이나 세부 논의에 따라 이견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안전운임제 지속 안건은 지금도 여야 간 이견이 있다. 민주당은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를 주장하나 국민의힘은 안전운임제의 한시적 연장에 무게추를 두고 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유류세 추가 인하와 납품단가 연동제 등 법안에 대해서는 여야 간 이견이 없는 걸로 파악하고 있어 특위가 가동되면 즉시 통과될 수 있다”면서 “다만, 화물차 안전운임제 법안에 대해서는 일몰제를 폐지할지 아니면 한시적 연장할지 생각이 조금 달라 세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 “원구성돼도 국회 정상화 시점, 광복절 이후 유력”
김영한 교수 “경제위기에 대한 국회 역할, 정부 견제가 핵심”

가장 현실적인 대책은 하루라도 빠른 원구성 협상을 끝마쳐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원구성 협상을 마친다고 하더라도 의원들에 대한 상임위 배분까지는 며칠 간의 시일이 소요되고, 하계 휴가철을 앞둔 가운데 국회가 상시 가동될지 의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회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당장 원구성이 된다고 해도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리고, 민생문제도 원구성만 됐다고 당장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며 “하계 휴가철을 앞두고 있어 국회의 완전한 정상화 시점은 광복절 이후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민생특위의 민생법안 통과만으로는 국민이 실질적으로 개선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가 아무런 일을 하지 않는 것보단 낫지만, 정부가 경제정책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국회는 정부가 제대로 된 경제정책을 낼 수 있도록 견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전 세계적으로 식량이나 유류 가격이 폭등하면서 물가가 상승하고, 소비자의 구매력 감소로 이어져 경제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 가운데 입법기관인 국회가 특정 민생법안을 통과시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다소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민생법안 통과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하겠지만, 기득권층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긴다는 국민의 사회적 박탈감이 만연한 가운데 정치권에서 국민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준다는 차원이라면 민생특위는 결코 나쁠 게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정부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맞춤형 경제 처방은 내놓지 못하고, 법인세 및 포퓰리즘성 정책들만 내놓고 있다”며 “국회가 정상적으로 일을 해 정부가 하지 않거나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지적하고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땐 다해줄 것 같더니...이제 국민 외면하는 듯”

서울에서 택시업에 종사하는 한 시민은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불과 두 달 전 지방선거 때만 하더라도 서민들의 어려움을 당장 해결해줄 것처럼 말하더니 선거가 끝나고 나니깐 원구성 협상이니 뭐니 하면서 일 안 하고 놀고먹는 것 같다”며 “매일 뉴스를 듣다 보면 속에서 열불이 터진다. 국회에서 일 안 하는 날만큼 국회의원들 월급도 줄이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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