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권성동, 무너지는 '브로맨스' 윤핵관 균열

임현범 2022. 7. 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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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 갈등 당내 비판
장성철 "2024년 총선 주도권 싸움"
"갈등 계속 이어질 것"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부터)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사진=박효상, 윤상호 기자

‘윤핵관’으로 알려진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간 불편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양측이 갈등을 표출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당내에서도 비판이 올라오고 있다.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은 과거 친이명박계로 분류된 인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20년 11월 2일 재수감 당시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은 직접 이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 함께 방문했다. 

20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행보에서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 간 의견이 엇갈렸다. 장 의원이 ‘친윤’ 의원 모임인 민들레를 발족하려 했지만 권 원내대표의 저지로 불발됐다.

또 이 대표의 징계 후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의 의견이 틀어졌다. 권 원내대표는 ‘직무대행’ 체제를 원했지만 장 의원은 이 대표를 배제한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지난 11일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이 결정된 국민의힘 중진 모임과 의원총회에 모두 불참했다. 장 의원은 직무대행에 대한 이견이나 논의 여부를 묻자 “저는 어떤 말도 드리지 않았다”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 12일 열린 윤 대통령과 만찬에서도 불안한 균열이 보였다. 만찬 자리에는 ‘윤핵관’으로 알려진 권 원내대표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장 의원은 불참했다.

윤핵관 간 불화가 지속하는 듯 보이자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은 지난 15일 오찬회동을 가지고 ‘형제’와 ‘뿌리는 하나’ 등을 언급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9급 공무원’ 발언을 두고 재차 불안한 기류가 흘러나왔다.

장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권 원내대표의 발언이 거칠다고 공개 비판했다. 그는 “국민은 말뿐만이 아닌 행동도 본다”며 “집권여당 대표로서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당 의원이 쓴소리를 할 수 있다”며 “겸허히 수용한다”고 갈등 진화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장 의원은 국회 본관에서 해당 사과문에 대한 질문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또 (권 원내대표와) 전화를 자주 하냐는 질문엔 “자주한다”며 “어제도 했고 오늘 아침에도 통화했다. 이제 됐죠”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 사이의 갈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두 분 다 막중한 책임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방법론의 차이는 내부토론으로 해달라”며 “(갈등은) 아무래도 문 닫아걸고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민생과 당 모든게 어려운 시기에 윤핵관을 대표하는 두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얘기가 나오는 것이 국민에겐 불편하다”며 “언급을 자제하고 문제가 있으면 언론에 내뱉는 게 아닌 둘이 논의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도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당내 갈등도 공을 다투는 데서 시작한다. 부질없는 공치사는 그만하고 윤 정부의 성공에 집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는 윤핵관의 갈등이 ‘2024년 총선 공천권’을 두고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임시 전당대회와 정기 전당대회에서 의견이 갈린 부분을 지적하면서 누군가 하나 지기 전까지는 지속적인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교수는 2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의 싸움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2024년 총선 공천권을 두고 미리 벌어지는 갈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 의원의 행보를 보면 권 원내대표의 행동에 따라 지지를 표방하는 식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 대표가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면서 윤핵관끼리 2차전이 벌어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음 갈등은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대표가 되는지와 누가 미는 당대표가 선임되느냐의 문제”라며 “누구 하나가 지기 전까지는 갈등이 해소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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