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5억→50억.. 곽상도 아들 "부모님에 쓴 돈, 단 1원도 없다"

구자창 2022. 7. 21.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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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성과급으로 당초 약속된 5억원보다 10배 많은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입금받은 데 대해 "놀랐다"면서도 아버지인 곽 전 의원이나 어머니, 배우자 등 가족에게는 "알리지 않았다"고 20일 법정 증언했다.

화천대유가 병채씨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입금한 돈이 실은 곽 전 의원에게 줄 정치자금이 아니었느냐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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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전 국회의원. 뉴시스


“(퇴직금 중에) 부모님에게 유용한 거 없다고 했는데 맞습니까.”(검사)
“단 1원도 없습니다.”(곽상도 전 의원 아들 병채씨)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성과급으로 당초 약속된 5억원보다 10배 많은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입금받은 데 대해 “놀랐다”면서도 아버지인 곽 전 의원이나 어머니, 배우자 등 가족에게는 “알리지 않았다”고 20일 법정 증언했다.

그는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이유에 대해 자신의 건강이 나빠진 데 따른 위로금 성격으로 생각했고,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까닭은 “개인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병채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병채씨가 증인석에서 증언할 동안 곽 전 의원은 피고인석에서 아들을 바라봤다.

검찰은 화천대유 이사 박모씨가 지난해 3월 중순쯤 병채씨를 불러 50억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보여준 전후 사정을 병채씨에게 물었다.

검찰이 “종전까지 성과급을 5억원 주기로 했었는데 10배를 주기로 한 데 놀라지 않았나”라고 묻자, 병채씨는 “놀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초과수익이 나서 다른 임직원들이 성과급 계약을 변경 체결했던 것으로 안다”며 전혀 근거 없는 일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채씨는 “제 성과와 제 몸이 안 좋아진 데 대한 위로도 포함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은 성과급이 입금된 이후 아버지인 곽 전 의원이나 어머니, 배우자에게 알리지 않았는지 캐물었다. 그러자 병채씨는 “알리지 않았다”며 “개인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검찰이 “(퇴직금에 대해) 말해야겠다는 생각을 못 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파고들자, 병채씨는 “월급이 얼마인지 말씀드린 적도 없고 성과급에 관해 아버지께 말씀드릴 이유가 없다”고 받아쳤다.

병채씨가 2015년 12월 화천대유에서 처음 퇴사했을 때 받은 퇴직금도 언급됐다. 병채씨는 당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곽 전 의원 선거 지원을 위해 화천대유에서 퇴사했다. 병채씨는 당시 퇴직금이 없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지만, 검찰은 병채씨가 퇴직금 명목으로 704만원가량을 받은 사실을 지적했다.

당시 병채씨는 이듬해 1월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한 여론조사 업체로 비슷한 액수를 송금했는데, 검찰은 “증인 계좌에서 선거 자금이 출금됐다. 계좌 관리를 아버지나 어머니가 한 것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화천대유가 병채씨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입금한 돈이 실은 곽 전 의원에게 줄 정치자금이 아니었느냐는 취지였다.

그러자 병채씨는 “계좌 관리는 제가 직접 한다”며 “여론조사 자금을 제가 납부한 뒤에 보전받았던 것 같다”며 검찰 논리를 부인했다. 그는 “(2015년)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을 받은 계좌가 2021년 50억원을 받은 계좌랑 동일한가”라는 검찰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은 다음 공판기일인 오는 27일에도 병채씨를 증인으로 불러 심문한다. 검찰은 병채씨가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로부터 뇌물을 받는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병채씨는 화천대유에서 자신의 전공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부동산 개발 관련 업무를 하다가 지난해 4월 말 퇴직하면서 퇴직금으로 거액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은 이날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보석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곽 전 의원은 지난 2월 22일 구속 기소돼 8월 22일 0시 1심 구속 기간이 만료된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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