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DJ 정신' 말하는 이유..경제위기에 유능함·화해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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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의원이 공개 행보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특히 DJ가 통합 정신을 바깥으로도(한·일 관계) 추구했지만 안으로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며 "전 정부를 수사하지 않고 잘못을 묻은 채 화합해서 나아간 대통령은 아마 DJ가 최초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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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의원이 공개 행보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 있다.
이 의원은 ‘DJ 닮기’를 키워드로 내세우는 이유에 대해 “DJ의 상징이 실용주의를 통해 성과를 낸 ‘유능함’과 전 정권에 정치 보복을 하지 않은 ‘통합 정신’인데, 이를 따르겠다는 의미”라고 주변에 설명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지난 17일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이라는 DJ 발언을 인용했다. 이 의원이 출마 선언문 원고를 퇴고하며 직접 이 표현을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또 후보 등록일인 18일 공식 일정을 국립서울현충원의 DJ 묘역을 찾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의원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DJ에 대해 “개인적으로 정말 닮고 싶은 근현대사의 위대한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연일 ‘DJ 정신’을 언급하는 이유가 궁금해서 이 의원에게 직접 물어봤다는 한 측근은 20일 “일본까지도 용서해 한·일 관계를 화해로 이끌어낸 DJ의 통합 정신을 이 의원이 높이 사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특히 DJ가 통합 정신을 바깥으로도(한·일 관계) 추구했지만 안으로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며 “전 정부를 수사하지 않고 잘못을 묻은 채 화합해서 나아간 대통령은 아마 DJ가 최초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한 비명(비이재명)계와 친명(친이재명)계 간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DJ 정신 계승 의지를 통해 ‘통합 리더십’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문재인정부를 대상으로 한 여러 검찰 수사를 민주당이 ‘정치 보복’으로 규정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에둘러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DJ의 ‘성과를 내는 유능함’도 이 의원이 강조하려는 한 축이다.
이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DJ는 IMF 사태를 극복하고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될 수 있도록 초석을 닦은 분 아니냐”며 “이 의원은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과 미래 산업을 책임지겠다는 의미를 담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호남 지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이 의원이 호남 출신이 아닌 데다, 6·1 지방선거 때 민주당이 광주에서 엄청난 지지를 받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호남 기반 부족’이라는 약점을 보완하자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직 대통령이 아닌 DJ를 언급하는 건 친문 진영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당직자는 “그간 이 의원은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는 점 등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자주 비교됐다”며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이 뿌리인 친문 진영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DJ 정신을 유독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친명계 한 의원은 “투사 이미지라는 점에서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언급돼온 면이 있는데, 거기에다 유능함과 통합의 이미지를 더 채우고 싶어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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