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007 작전' 극비 방미.. 北핵실험 대응책 논의할 듯

김영선 2022. 7. 2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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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19일(현지시간) 비공개로 미국을 전격 방문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쳐 한반도 안보 위기가 높아진 가운데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방미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시 제재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조치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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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으로 얼굴 가리며 철통 보안
백악관·정보기관 인사 면담 예상
對중·러 관련 문제도 꺼낼 가능성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19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VIP 출입구로 나오자 현장에 대기하던 직원들이 검은색 대형 우산으로 김 원장의 얼굴을 가리면서 차량으로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19일(현지시간) 비공개로 미국을 전격 방문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쳐 한반도 안보 위기가 높아진 가운데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방미로 분석된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미 워싱턴DC 인근의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 원장은 VIP 출입구를 통해 공항을 빠져나왔고, 이때 현장 직원들이 검은색 대형 우산으로 김 원장의 얼굴을 가리면서 출입구 앞에 대기하던 차량으로 안내했다.

‘007 작전’을 방불케 한 이런 이동 장면은 정보기관 수장의 노출을 최대한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국정원 관계자는 김 원장의 방미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체류기간 등 구체적인 방문 일정과 관련해선 “정보기관 수장의 동선은 확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인 만큼 김 원장은 국정원의 카운터파트인 정보기관은 물론 백악관과 국무부 등 여러 인사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정보기관 쪽에선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의 만남이 예상된다. 번스 국장은 국무부 부장관 시절 당시 외교부 차관이던 김 원장과 한·미 차관급 전략대화 등을 통해 만나 서로 잘 아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에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면담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김 원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예방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지난해 10월 번스 국장이 방한했을 때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것을 감안하면 상호주의 차원에서 바이든 대통령 예방이 이뤄질 수도 있다.

김 원장은 미국 측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시 제재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조치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억지력 강화 방안과 함께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복안까지 폭넓게 다룰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 관련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견제를 중요시하는 미국은 한·미·일 3국의 긴밀한 공조를 거듭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관련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탈북어민 북송’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관한 한국 정부의 입장도 미국 측과 공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원은 지난 6일 서해 공무원 피살 관련 첩보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 탈북어민 북송 관련 정부 합동조사를 강제로 조기 종료한 혐의 등으로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최근 미 국무부는 탈북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북한 인권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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