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권성동 "사적채용 발언, 청년에 상처줬다면 사과"

2030세대 여론 악화에 수습 나서
당 안팎 '원톱 체제' 우려 커질 듯
여야, 민생특위 구성안 통과시켜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급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권 대행의 발언이 나온 이후 2030세대를 중심으로 여론이 악화하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의 동반 하락도 자신의 책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권 대행의 사과에도 ‘권성동 원톱 체제’에 대한 당 안팎의 우려는 가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 대행이 상처받은 리더십을 회복하고, 당내 갈등을 봉합할 특단의 조치를 내놔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권 대행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제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에게 사적채용 논란을 제대로 설명드리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제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고 밝혔다.

권 대행은 이어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며 “초심으로 경청하겠다. 앞으로 국민의 우려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권 대행은 지난 15일 일부 기자와 만나 윤 대통령 지인의 아들인 우모씨가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으로 채용된 과정에 대해 “내가 (대통령실에)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다”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더라” “(9급 행정요원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라고 발언해 논란을 자초했다.

권 대행은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당과 정부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각종 논란으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다 제 부덕의 소치”라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마음과 귀를 열겠다”면서 “언제든 고견을 들려 달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권 대행이 낮은 자세를 취하는 방식으로 스탠스를 바꾼 것 같다”며 “그가 원톱으로서 당내 혼란을 어떻게 수습할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인사를 총괄했던 장제원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권 대행의 사과를 두고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지난 18일 권 대행의 사적채용 발언과 관련해 “말씀이 무척 거칠다”고 공개 비판했다. 그러나 권 대행이 사과한 만큼 논란을 더 키워선 안 된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권 대행의 사과와는 별개로 대통령실 채용 과정에선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장 의원은 우씨 인사에 대해 “윤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할 때 지인의 추천을 받아 인력을 뽑고, 이 인원이 9급으로 채용된 것”이라며 “공정의 가치가 훼손됐다고 얘기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는 20일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민생경제안정 특별위원회(민생특위)’ 구성안을 통과시켰다. 특위 위원장에는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내정됐다. 여당 간사는 김정재 의원, 야당 간사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맡게 됐다. 특위는 납품단가 연동제와 유류세 추가 인하 등의 민생 현안을 다룰 예정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