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원짜리 약 '졸겐스마' 건보 적용..환자 부담금 598만원
20억 원짜리 치료약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2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희귀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에 건보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건보 인정 약가는 19억 8172만 6933원이다. 다음 달 1일부터 적용한다. 환자는 건보 진료비 부담 상한제를 적용받아 최소 83만, 최대 598만원만 내면 된다.
졸겐스마는 한국 건보 사상 가장 비싼 약이다. 그동안 급성 림프성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가 3억 6003만 9359원으로 가장 비쌌다. 졸겐스마는 이의 5.5배에 달한다. 둘 다 스위스의 노바티스 제품이며 한 번만 주사하는 ‘원샷 치료제’이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SMN1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운동 신경세포를 만들지 못해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유전질환이다. 병이 진행할수록 근육이 약해서 스스로 호흡을 못 하게 된다.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생후 24개월 안에 90%가 목숨을 잃는다. 가수 백지영은 2월 초 한국노바티스·한국척수성근위축증환우회와 함께 2분 27초짜리 ‘희망의 빛’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SMA 환자의 딱한 사정을 알려왔다. 백지영은 ‘#같이숨쉬자’ 소셜미디어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졸겐스마 치료 대상은 한 해 7명이다. 일찍 맞을수록 효과가 좋으며 생후 12개월까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현재 SMA 치료제로 스핀라자라는 약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 스핀라자는 85명의 SMA환자에게 건보 적용해서 투여하고 있는데, 이 중 생후 24개월을 넘지 않은 7명이 졸겐스마를 맞게 됐다. 스핀라자의 건보 가격도 9000만원으로 낮지 않다. 보건복지부 오창현 보험약제과장은 “졸겐스마를 맞으면 인공호흡기를 떼고, 앉거나 일부는 설 수 있게 된다”며 “스핀라자보다 약효가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스핀라자는 마취 상태에서 매년 3회 척수강으로 주사한다. 졸겐스마는 정맥 주사 1회만으로 끝난다. 주사의 고통이 훨씬 작고 약효가 우수하다. 한국SMA환우회 문종민 회장은 “이런 고가 약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감격스럽다”며 “이미 태어난 아이뿐 아니라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에게 투약 기회가 많아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졸겐스마를 투여한 후 5년 동안 추적조사 한다. 약효가 있는지, 비용 대비 효과가 어떤지 등을 평가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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