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손님 느는데 일할 손이 없네
휴가철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겹치면서 3년 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는 여행 업계가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재확산 못잖게, 인력난이 더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2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노랑풍선은 최근 연봉 인상 및 복지 포인트 제공 등 보상제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한 임직원들에 대한 격려 차원이다. 입사 1년 차 이상의 모든 직원 대상이며 다음 달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인상 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나투어는 영업·상품기획·운영·마케팅·기획·재무 등 주요 부문에 걸쳐 신입사원을 선발 중이다. 채용 연계형 인턴사원 모집으로 정기 공채를 하는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이날 “최종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 평년 수준인 80여 명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연봉 인상 카드를 내밀고 새로운 직원을 뽑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행 업계의 ‘인력 정상화’는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노랑풍선의 경우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직원들의 휴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직원의 절반가량이 이미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2019년 말 기준 600명대였던 직원이 지금은 300여 명으로 줄었다.
하나투어 역시 전체 직원 수가 절반에 가까운 1200명대로 감소한 상태다. 모두투어도 코로나19 이전보다 직원 수가 절반 정도 줄어 현재 650명 수준이다.
반대로 해외여행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하나투어의 해외여행 모객 수는 8만4911명, 모두투어는 4만826명이었다. 지난 3월부터는 두 회사 모두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은 아직 먼 이야기다.
여행업체 입장에선 미래가 불투명하니 대규모 채용을 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그러다 보니 기존 휴직 직원의 복귀 위주로 소극적 정상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경쟁 기업 간 인력 빼가기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시간 고객 응대 등 투입돼야 할 인력이 많은데 직원이 부족해 외부에서 수시 채용을 하고 있다”며 “경쟁사의 경력 직원에 높은 연봉을 제안하면서 서로 끌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우수한 인력을 키워낼 토양 자체가 파괴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같은 외부 변수에 취약한 여행업에 한계를 느끼고 아예 타 직종으로 전직하는 등 ‘탈’ 여행업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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