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SKB 법적 다툼 지속..4차 변론기일도 공회전

차민영 2022. 7.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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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망 이용대가를 두고 '세기의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항소심 4차 변론도 공회전했다.

반면 넷플릭스 측은 SK브로드밴드는 지난 4년간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는 근거로 침해 부당이득, 급부 부당이득, 상인의 보수청구권 등 여러 주장을 했으나 이에 대한 법리적 근거를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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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산 합의' 여부 두고 공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망 이용대가를 두고 '세기의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항소심 4차 변론도 공회전했다. 양측은 지난 변론기일에 이어 '무정산 합의' 여부를 두고 다시 한 번 논쟁을 벌였지만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관전 포인트는 '무정산 합의' 여부

20일 오전 서울고등법원 민사 19-1부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항소심 및 반소심 4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2016년 1월 넷플릭스는 '퍼블릭 피어링' 방식으로 미국에 있는 SIX를 통해 SK브로드밴드 망에 연결했다. 이후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SK브로드밴드는 2018년 5월 넷플릭스와 일본에 있는 BBIX에서 '프라이빗 피어링'으로 연결키로 합의했다. 피어링은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거치지 않고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2018년 프라이빗 피어링 연결 합의 당시 망 이용대가를 추후 지불하기로 했는지 상호 합의가 됐는가 여부다. 넷플릭스는 '무정산' 합의가 됐다는 입장인 반면, SK브로드밴드는 합의가 되지 않고 추후 협의사항으로 남겨뒀다며 맞서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2018년 5월경에도 양사가 망 이용대가에 대해서까지 합의하려 했다면 결국 전체 협상이 결렬될 것이 자명했다"며 "이에 양사는 일단 망 이용대가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한 합의는 추가 협의사항으로 남겨두고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연결지점과 연결방식에 대해서만 합의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호간 무정산 합의는 없었다는 논지다.

SK브로드밴드는 7월 현재, SIX, Any2, Equinix(미국) 외에도 BBIX(일본), HKIX(홍콩), Equinix Singapore(싱가포르) 등 다양한 IXP에서 ISP 또는 CP와 상황에 따라 퍼블릭 피어링 또는 프라이빗 피어링으로 연결하고 있다. 해외 CP들은 SK브로드밴드와 프라이빗 피어링 방식으로 연결된 경우 망 이용대가를 지급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대량의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츠프로바이더(CP)는 품질 유지를 위해 프라이빗 피어링 연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가령 디즈니플러스는 CDN 사업자인 아카마이와 CDN 서비스 이용 계약을 체결하고, 아카마이는 디즈니플러스의 트래픽을 소통시키기 위해 국내 ISP들과 망 이용대가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뒤 유상으로 프라이빗 피어링을 하고 있다.

넷플릭스 "SKB, 법리적 근거 규명 못해"

반면 넷플릭스 측은 SK브로드밴드는 지난 4년간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는 근거로 침해 부당이득, 급부 부당이득, 상인의 보수청구권 등 여러 주장을 했으나 이에 대한 법리적 근거를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2018년 4월에는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 ‘도쿄로 연결지점 변경’을 제안한 바 있다"며 "넷플릭스는 이를 수락했으며, 그 결과 2018년 5월부터는 양사가 도쿄에서 피어링을 했다"고 했다. 이어 "종전 시애틀에서 연결하던 방식과 동일한 무정산 방식이었기 때문에 SK브로드밴드의 제안만으로 이렇게 간단하게 연결지점을 변경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어링 방식에는 어떠한 변동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프라이빗 피어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라는 SK브로드밴드 측 의견이 틀렸다는 주장도 펼쳤다. 넷플릭스 측은 "통신사(ISP)는 자신의 고객이 요청한 콘텐츠를 CP로부터 피어링 지점에서 전달받아 고객에게 전송하는 역할만 하므로 CP에 대한 관계에서 '착신 ISP'에 해당된다"며 "피어링 지점까지 자신에게 콘텐츠를 전달해 준 CP에게 콘텐츠 전송 역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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