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러다 회사 망할까 겁나"..노노(勞勞)갈등 휩싸인 대우조선

오수진 2022. 7. 2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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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 바람도 없는 한 여름의 땡볕처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내 노노(勞勞)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 시작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이 20일 현재 50일 가까이 이어지며 이에 따른 회사 손실이 커지자 대우조선 원청 직원간의 입장차가 극에 다다른 모양새다.

실제 이날도 원청직원 4000여명은 회사의 정상 조업을 위해 하청노조의 점거 농성을 풀어야 한다며 서문 앞에서 불과 20m 거리를 두고 맞불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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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싸움'으로 번진 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
대우조선 근로자 "점거농성 중인 몇 명으로 근로자 2만 명 죽는다" 토로
"민노총 탈퇴하겠다" 22일 대우조선지회 금속노조 탈퇴 여부 판가름
20일 대우조선해양 근로자가 하청노조 불법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한 점 바람도 없는 한 여름의 땡볕처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내 노노(勞勞)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 시작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이 20일 현재 50일 가까이 이어지며 이에 따른 회사 손실이 커지자 대우조선 원청 직원간의 입장차가 극에 다다른 모양새다.


실제 이날도 원청직원 4000여명은 회사의 정상 조업을 위해 하청노조의 점거 농성을 풀어야 한다며 서문 앞에서 불과 20m 거리를 두고 맞불 집회를 열었다. 지난 8일에 이은 두 번째 총궐기대회다.


이필순 조립3부 현장책임자는 이날 “불법 파업을 즉시 중단하고 노사 협상 타결을 촉구하기 위해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며 “우리 구성원과 시민을 담보로 한 이런 무모한 불법 파업을 즉시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20일 대우조선해양 근로자들이 ‘정상조업 총궐기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현장에서 만나 본 원청노조의 불만은 이미 폭발 직전이었다. 원청 근로자 A씨는 하청노조의 점거농성으로 인해 작업이 중단되니, 본래 근무시간을 채우지도 못하고 임금만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하청노조는 파업한다고 생계유지비로 180만원 씩 받더니 우리는 생계비도 없다”며 “점거농성 중인 몇 명으로 근로자 2만명이 죽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내부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들은 총궐기대회가 시작되자 작업을 중단하고,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 데 모인 대우조선 근로자들은, 금속노조 집회가 열린 서문으로 향했다. 햇빛이 쨍쨍해 수건으로 땀을 닦고, 물을 마시며 약 20분을 걸었다. 이러한 날씨 속에서도 근로자 모두 묵묵히 행진을 이어갔다.


20일 대우조선해양 근로자들이 서문으로 향하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근로자들이 도착하자, 반대편에서도 정문에서 출발한 금속노조가 서문에 도착했다. 경찰들은 이미 서문 앞에서 바리게이트를 쳐놓고 대기중이였다.


바리게이트 하나를 두고 오간 긴장감은 팽팽했다. 양측 모두 초반에는 각자의 집회만 집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은 격해져갔다.


근로자들은 반대편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으며, 금속노조도 물러서지 않고 욕설로 맞받아쳤다. 바리게이트 틈 사이로 일부 금속노조 조합원이 휴대폰을 내밀어 안쪽 상황을 찍었다. 또 다른 일부는 담배를 피우며 안쪽으로 연기를 내뿜기도 했다. 하청노조 파업이 ‘노노갈등’으로 까지 번진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서로를 자극하는 신경전에 자칫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뻔 했지만, 주위의 제지로 극한 상황으로 치닫진 않았다.


날 선 신경전이 오간 채 양측의 집회는 마무리됐다. 우려됐던 공권력 투입도 없었다. 하지만 ‘노노갈등’은 생각보다 더욱 심각했다. 이견 다툼이 커지면서 양측 관계가 크게 틀어졌기 때문이다.


20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 앞에서 경찰과 금속노조가 바리게이트를 두고 대치하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대우조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교섭 현장을 찾는 등 봉합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거제를 찾아 대우조선 원·하청 노사를 각각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임금 30% 인상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다가 전날 사측 4.5% 인상, 노측 5% 인상으로 폭을 좁혔다.


다만 손해액 6000~7000억원에 대한 책임소재를 놓고 양측이 아직까지 타결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견해차가 좁혀진다면 이날 밤 늦게 파업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과 하청노조 협상이 타결된다 하더라도, 원청 노조와의 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원청 노조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이날 금속노조 탈퇴를 위한 조합원들 서명을 받았으며, 오는 22일까지 탈퇴여부 찬반투표에 나선다.


대우조선지회 관계자는 “금속노조가 하청노조 불법파업을 제지는 안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탈퇴 여부는 내일 모레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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