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공간 진화 '용인시도서관'..이런 도서관도?
이제 도서관에서 책만 빌려 읽는 시대는 지났다.
단순히 책을 읽고 빌리는 공간이 아니라 카페, 영화, 디지털 체험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관내 15개 공공도서관은 모두 특성화 분야를 가지고 있다.
용인시 도서관사업소가 도서관이 특별한 전문 영역을 개척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특성화도서관’ 운영을 결정하면서부터다.
초·중·고등학교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색다른 매력으로 시민들의 발길을 이끄는 이러한 용인시 공공도서관들을 소개한다.
지난해 9월 개관한 기흥구 서천동의 서농도서관.
도서관 건립 당시 멸종위기 2급 보호종인 맹꽁이 서식지가 발견되자 시는 2300㎡ 규모의 맹꽁이 습지를 원형 보존, 자연과의 상생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도서관을 완공했다.
이 때문에 서농도서관은 ‘맹꽁이와 함께하는 사계절 지구별 지키기’를 특성화 주제로 정해 생태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8월에는 숲 해설가와 함께 도서관 인근 맹꽁이 생태습지의 여름 식생을 탐구하는 ‘맹꽁이 숲놀이 학교(6~7세 대상)’와 어항 모양의 아쿠아젤 캔들을 만들어 보는 ‘생태미술교실(초등학교 1~2학년 대상)’을 운영한다.
10~11월에는 단국대학교와 협업해 생태·환경을 주제로 하는 인문학 강좌 ‘하늘, 땅 그리고 사람’(5회)을 개설, 일반 이용자들에게 심도 깊은 강의를 선사한다.
처인구 남사면 아곡리 한숲시티 아파트 단지 인근에 산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관의 남사도서관은 바로 옆에 한숲물빛공원, 그리고 남사면에 시를 대표하는 화훼단지가 있다는 점에 착안 특성화 주제를 ‘원예’로 정했다.
도서관 내부에는 계절별로 다른 식물을 배치, 마치 식물원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공간을 조성해 이용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연중 플로리스트로부터 직접 식물을 활용해 장식하는 법을 배우는 ‘꽃꽂이 동아리’를 운영하고, 어린이들이 그림책을 읽고 꽃과 식물로 작품을 만드는 ‘그림책 독서 원예’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남사화훼단지와 협력해 연 4회 ‘분갈이 클래스’를 운영, 가정에서 식물을 잘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7개월 간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새로운 형태의 ‘복합지식문화공간’으로 4월 재탄생한 수지도서관은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스마트 라이브러리 시스템을 도입해 미래지향적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고, 디지털 큐레이션(2층 홀)으로 도서 추천 등이 가능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특성화 주제를 ‘4차 산업’으로 정했다.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 자율주행 라봇(LaBot)이 어린이실에서 도서관 내부를 돌며 책을 이동·배달한다.
특히, 3층 디지털 창작소는 용인시 최초로 가상·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VR·AR체험관’과, 3D프린터나 레이저 커터기 등을 활용해 개인의 창작품을 출력할 수 있는 ‘메이커스페이스’, 개인 유튜버들이 직접 영상을 촬영해 편집·제작할 수 있는 ‘미디어창작실’을 갖췄다.
3D프린터나 레이저 커터기, 방송 장비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기초 장비 교육부터 실제로 개인의 창작물을 출력해 보는 실습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운영되고 있다.
이밖에도 중앙도서관은 ‘사회적 약자’, 포곡도서관은 ‘예술’, 동백도서관은 ‘육아’, 보라도서관은 ‘전통’, 모현도서관은 ‘애니메이션’, 구성도서관은 ‘실버’, 죽전도서관은 ‘다문화’, 기흥도서관은 ‘진로·취업’, 흥덕도서관은 ‘건강’, 상현도서관은 ‘심리’, 성복도서관은 ‘다국어’을 특성화 키워드로 내세웠다.
이처럼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이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용인시도서관의 노력에 힘입어 상현도서관이 도서 대출 권수 69만6051권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관내 도서관 가운데 무려 10곳이 지난해 전국 도서대출권수 100위 안에 포함되는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용인=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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