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투심 녹인 2차전지..공모주 필승 전략은

박해린 기자 2022. 7. 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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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박해린 기자]

<앵커>

간만에 IPO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2차전지 관련주들이 꽁꽁 얼어붙은 투심을 녹이고 있는데,

자세한 내용 증권부 박해린 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성일하이텍이 최근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성일하이텍, 어제 일반 청약을 마쳤는데요.

최종 경쟁률이 무려 1207대 1을 기록했습니다.

증거금으로는 20조원이 넘게 몰려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지난달 우리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6조원 수준이었거든요.

이걸 고려하면 얼마나 열기가 뜨거웠는지 감이 오실 겁니다.

이번 성일하이텍의 청약은 최근과 같이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기초체력이 탄탄한 종목들은 시장의 선택을 받는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앵커>

박 기자, 경쟁률이 높았던 만큼 균등배정 투자자들은 몇 주 손에 쥐지 못할 것 같은데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들어맞는 것 아닙니까?

<기자>

아마 그럴 겁니다.

균등 배정을 노리고 10주만 청약 넣으신 분들이라면 많아봤자 1주, 두 명 중 한 명 꼴로 한주도 손에 쥐지 못합니다.

아쉬움이 크실 텐데,

이어 새빗켐이라는 기업도 코스닥 상장 채비를 마쳐 이번 성일하이텍의 흥행 열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새빗켐, 어떤 기업입니까?

<기자>

성일하이텍과 비슷하게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기업입니다.

사업 구조를 보면 7대 3정도의 비율로 2차전지뿐 아니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나오는 폐산도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성일하이텍으로 인해 고조된 열기에 더해 어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방한한 뒤 가장 먼저 LG화학을 찾으며 한미 동맹 협력을 강조하자

오늘 2차전지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인 바 있죠.

2차전지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2차전지 재활용 산업도 덩달아 클 수밖에 없습니다.

각국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차전지 재활용의 제도화까지 서두르고 있다 보니

전문가들은 2040년까지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연평균 3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성일하이텍의 흥행 효과와 2차전지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새빗켐에 더욱더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겠군요.

<기자>

네, 새빗켐은 이번 상장으로 2차전지 재활용 토탈 솔루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지 새빗켐 대표를 문형민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문형민 기자 리포트>

네, 리포트에서도 보셨듯 성일하이텍과 새빗켐은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생산능력은 성일하이텍과 새빗켐이 각각 6만1,000톤, 2천톤으로, 규모만큼이나 큰 차이를 보이고요.

또 새빗켐의 경우 구주매출 비중이 약 16% 있다는 점은 유의하셔야 합니다.

구주매출이라는 건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 중 일부를 시장에 파는 것으로 상장을 통한 신규자금이 회사로 유입되는 게 아니라

소유하고 있던 개인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이 부분을 모르고 투자하신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박 기자, 일단 기관 수요예측이란 산을 넘어야 합니다.

여기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게 우선일 것 같은데, 어떻게 예상됩니까?

<기자>

폐배터리 산업의 성장성과 LG화학이란 든든한 고객사 확보, 가시적인 실적 성장세 등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 것이란 시각이 우세합니다.

또 새빗켐은 밸류에이션 측정 시 동종 그룹을 한 곳만 2차전지 관련 기업으로 두고 나머지는 재활용 기업들로 선정해 PER을 다소 낮췄거든요.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케미칼과 같은 회사들을 피어그룹으로 넣었다면 몸값을 좀 더 높게 인정받을 수 있었을텐데

시장 상황을 고려해 다소 보수적으로 공모가 밴드를 책정해 친화력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합니다.

<앵커>

적어도 공모가 부풀리기 논란은 없겠군요.

박 기자, 성일하이텍의 경우에는 경쟁률이 높은 만큼 `따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상장 첫날이 중요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2차전지 기업들 상장 이후 주가는 어땠습니까?

<기자>

실제로 그동안 2차전지 새내기주들은 약세장에서도 선방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왜곡을 피하기 위해 올해 상장한 기업들 중 무상증자 등 주가에 변동성을 가져올만한 큰 이벤트가 있었던 기업들을 빼고

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를 따져봤더니 평균 12.2% 하락했습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이지트로닉스 등 2차전지 기업들은 공모가 대비 평균 16.5% 상승한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박 기자, 새빗켐에 이어 2차전지 기업들 또 남은 IPO 일정 있습니까?

<기자>

네, 먼저 다음주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간 2차전지 부품회사인 HYTC가 공모청약을 실시합니다.

2차전지 생산공정 가운데 극판과 조립 공정에 쓰이는 초정밀부품을 만들어 삼성SDI와 SK온 등에 납품하는 회사입니다.

또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2차전지 분리막 업체인 WCP가 출격을 준비 중입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이어 국내 2위 배터리 분리막 제조사로 삼성SDI가 최대 고객사입니다.

WCP는 내달 1~2일 양일간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 나서고, 이 자리에서 공모가가 정해질 텐데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3조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 여름 최대어로 꼽힙니다.

대략 3조원으로 계산하면 상장과 동시에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을 무난히 차지하게 되는 겁니다.

청약은 8~9일 양일간 진행됩니다.

<앵커>

줄줄이 예고돼 있군요.

확실히 요새 IPO 시장은 2차전지가 핵심 트렌드인가 봅니다.

<기자>

네, 사실 같은 시기에 쏘카 등 다른 기업들도 청약에 나설 예정이었는데

2차전지 기업들이 시중 자금을 빨아들일 것이란 우려에 일정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쏘카 측에선 2분기 실적까지 증권신고서에 포함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일정을 조정했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WCP와의 정면충돌을 피하기 위한 방안 아니었나, 추측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업체가 현재까지 총 5곳인데

성일하이텍은 국내 증시 역대 최고 경쟁률인 2,270대1을 기록한 한편 다른 4개 업체는 평균 52대 1로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공모주 투자로는 원하는 만큼 주식을 배정받기 어려워 보이는데, 이미 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2차전지 폐배터리와 관련된 기업은 없습니까?

<기자>

성일하이텍이나 새빗켐처럼 폐배터리 사업이 주력 사업은 아니더라도 현대글로비스나 NPC, 에코프로 등이 이미 2차전지 폐배터리 관련주로 꼽힙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폐배터리 사업 진출 계획을 구체화하며 물류 기업인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폐차장과 딜러로부터 폐배터리를 회수하고

현대모비스를 통해 재제조한 배터리를 노후차량과 A/S용 배터리에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이 기업들이 관련주로 꼽히고,

NPC는 플라스틱 물류 기자재 업체인데 현대글로비스와 전기차 배터리 전용 용기를 개발하고 특허를 취득해 관련주로 분류됩니다.

만약 폐배터리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싶은데 변동성이 큰 새내기주에 투자하는 것에 리스크를 느끼거나

경쟁률이 치열해 청약에서 원하는 만큼의 주식을 받지 못한다면 이 기업들에도 관심을 가져보라는 조언이 나옵니다.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였습니다.
박해린 기자 hlpar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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