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권영세 개인생각으로 통일부, 탈북어민 북송 입장 번복"
통일부가 탈북어민 북송사건은 잘못된 조치였다고 입장을 번복한 것은 권영세 장관과 김기웅 차관의 ‘개인적 생각’에 따른 결정이었다고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20일 주장했다.
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태스크포스(TF) 단장인 김 의원은 이날 황희ㆍ이용선ㆍ윤건영 의원과 통일부를 방문해 권 장관을 비롯한 간부들과 비공개로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그 결과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통일부의 입장 번복의 시작은 권 장관의 통일부 장관 후보 청문회였다면서 “청문회에서 당시 후보였던 권 장관이 북송은 잘못됐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혀 (부처 내) 관련자들이 장관의 의도를 인식했고, 차관도 취임 후 실무자들에게 북송은 잘못된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 대한 통일부의 입장)을 뒤집은 것은 장ㆍ차관 개인적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 장관은 꼭 자료를 안 봐도 알 수 있다고 했고, 차관도 오랜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며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했다”면서 “통일부의 주먹구구식 업무 형태가 너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통일부가 입장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어떤 보고서도 작성되거나 검토되지 않았다”며 “국정원과 같은 기관이 보유한 합동신문 결과 조사서나 보고서 등 외부 자료도 일절 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은 “권 장관 역시 (북송된 어민들이) 16명을 죽인 엽기적인 살인범이라는 점은 인정했다”고 밝혔다.
통일부가 살인 등 흉악범죄를 저지르고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자들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의원은 “북한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탈북해 귀순한 인원이 1명으로 확인되는데 이 사람은 국내법으로 처벌할 수 없어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예시를 들며 관련 규정 마련을 촉구했다.
황희 의원도 “사실 16명을 살해하고 넘어온 가해자들로서는 선택할 수 있는 게 대한민국 귀순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통일부가 향후 이런 부분에 대한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이 권 장관 면담 이후 김 차관 등 통일부 간부들과 간담회를 하는 과정에서 양측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병주 의원은 이 자리에서 “통일부가 3년 전의 입장을 번복해 발표한 것은 권영세 장관 본인이 지시해서 이뤄졌다고 말했다”며 “진행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에 보고하고 연계돼 있고, 교감했다고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정소운 인도협력국장은 “(장관이) 하시지 않은 말씀”이라며 “대통령실과 교감했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김 의원은 “(보고 대상이) 통일비서관이면 국가안보실 소속이니 국가안보실과 교감한 것이 아니냐”면서 “왜 자꾸 말꼬리를 잡느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북송 당시 사진과 영상의 공개 의도도 캐물었다. 이용선 의원은 “영상물은 본질도 아니고 일종의 몰래카메라”라면서 “국민의 감정을 건드리기 위한 정쟁의 도구로 활용되도록 자료 제공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윤건영 의원은 “대북 통일 업무를 담당하는 통일부가 국내정치 담당 업무로 전락한 게 아닌지 반성하라”고 다그쳤다.
앞서 통일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11월 탈북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지난 11일 “잘못된 부분이 있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이후 북송 당시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지 않으려고 저항하는 탈북 어민의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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