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는 더 이상 섬 아니다".. 서울에 울려퍼진 연대 목소리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김성욱 2022. 7. 2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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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거리.

연단 아래서 이찬우 민주노총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의 발언을 듣던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계수정(50)씨가 눈물을 훔쳤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노동자 수천 명은 '대우조선 하청 투쟁 승리', '거제는 더 이상 섬이 아니다' 등을 외치며 서울역부터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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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우조선 하청 지켜야 내 삶 지켜"..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 동조 단식 돌입

[김성욱 기자]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 모여 “노동중심 산업전환, 대우조선하청 투쟁승리”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실로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지금 천리 밖 거제에서는 49일째 파업 투쟁을 하고 있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이 계십니다! 뜨거운 도크 바닥에서 29일째 옥쇄파업을 하고, 고공농성을 하는 7인의 동지가 있습니다! 서울에선 3인이 곡기를 끊고 7일째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습니다. 금속노조도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을 온몸으로 받아 안겠습니다. 이 시간부로 수석부위원장인 저도 함께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가겠습니다." - 이찬우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

2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거리. 연단 아래서 이찬우 민주노총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의 발언을 듣던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계수정(50)씨가 눈물을 훔쳤다. 계씨는 지난 14일부터 상경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7일째 단식농성 중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55.7%를 보유한 대주주다.

"거제는 더 이상 섬이 아니다"… 서울서도 울려 퍼진 연대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 모여 “노동중심 산업전환, 대우조선하청 투쟁승리”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실로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 [타임랩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문제 해결 촉구하며 대통령실로 행진하는 금속노조 ⓒ 유성호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삭감된 임금 인상, 노동조합 인정 등을 요구하며 49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날 서울에서도 대규모 연대 파업과 집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노동자 수천 명은 '대우조선 하청 투쟁 승리', '거제는 더 이상 섬이 아니다' 등을 외치며 서울역부터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까지 행진했다.

이 수석부위원장에 이어 연단에 오른 계수정씨는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 앞에 윤석열 정부는 제대로 된 문제 인식을 안 하고 불법으로 낙인 찍으며 공권력 투입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행동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계씨는 "교섭이 이뤄지는 과정에서도 정부는 실질적인 협상의 대책을 강구하기는커녕 공권력으로 협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이 이 파업을 지지하는 이유는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하청노동자들에게만 일방적으로 희생을 떠안게 한 구조적인 문제에 공감하기 때문"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이 사태를 공권력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이후에 벌어지는 사태에 대해 국민들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정의당, 정부 공권력 투입 대응키로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앞에 모여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투쟁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공권력 투입 시사를 규탄하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앞에 모여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투쟁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공권력 투입 시사를 규탄하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만약 우리가 유성기업의 노조 파괴에 투쟁으로 이겨내지 못했다면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노조파괴가 빈번해졌을 거라고 장담합니다. 오늘 거제도에서 우리 하청노동자들을 지켜내는 것이 바로 내 삶을 지켜내는 것입니다!" - 김성민 유성기업영동지회 지회장

파업이 장기화되고 정부의 공권력 투입 가능성이 제기되자 상급 노조인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도 연대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정부의 공권력 침탈 시도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며 "내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중앙집행회의 장소도 거제로 옮기겠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만약 공권력을 투입할 시 전국의 산별노조와 지역본부가 함께 전면적 투쟁을 벌일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게 엄중하고 강력하게 경고한다. 노동자들의 생존을 짓밟는 정권은 절대로 노동자들과 한 하늘 아래 살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다.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수많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싸용차와 한진 사태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라며 "만일 정부가 교섭이 아니라 끝내 폭력 진압에 나선다면 정의당이 선두에서 하청노동자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주 안에 교섭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정의당은 거제 조선소 앞에 천막당사를 차리고 하청노동자들의 곁을 지키겠다"고 했다(관련기사 : '천막당사' 예고 정의당 "공권력 투입시 선두서 노동자 보호" http://omn.kr/1zwj1).

한편 유최안(41)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부지회장은 지난달 22일부터 거제 조선소 내에 설치된 가로·세로·높이 1미터 철제 구조물에 스스로 몸을 가둔 채 29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앞에 모여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투쟁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공권력 투입 시사를 규탄하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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