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주공 호가도 2억원 뚝..재건축 기대감 한풀 꺾였다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주택 시장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선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감에 최근까지도 가격이 오르던 일부 서울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나오고 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은 물론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의 아파트값 호가도 떨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7단지' 전용면적 79.07㎡는 지난달 22일 10억원(11층)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3월 같은 면적이 최고가인 12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4000만원 하락했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전용 84.77㎡는 지난해 2월 역대 최고가인 14억2000만원(8층)에 거래된 이후 줄곧 하락세다. 지난달 18일에는 최고가보다 1억7000만원이 하락한 12억5000만원(3층)에 손바뀜했다. 도봉구 창동 ‘창동주공 3단지’ 전용 66.56㎡는 지난 5월 12일 7억20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8억9500만원(12층)에 거래된 데 비해 반년 만에 1억7500만원 떨어졌다.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전용 50㎡도 지난달 30일 10억4500만원(11층)에 손바뀜하며, 지난해 11월 최고가(11억2000만원·9층)보다 7500만원 하락했다.
강남의 경우 최고가 대비 억대로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최근 24억원 초반대 매물이 나왔다. 해당 면적 최고가는 올해 5월 거래된 25억4000만원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도 최근 거래가보다 5000만원 이상 내린 매물이 등장했다. 지난해 초 조합설립을 인가받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 전용 73㎡도 지난 3월 27억원에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최근 호가가 25억 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가격이 계속 오르기만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에 거래 자체가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기존에 거래된 최고가보다 가격을 조금 낮춘 매물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2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0%(보합)를 기록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달 24일 조사까지만 해도 0.05%였다. 대표 재건축 단지가 몰린 강남구의 하락 폭이 컸다.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은 6월 24일 0.17%를 기록한 뒤, 7월 1일 0.09%, 8일 0.08%로 상승 폭을 줄이더니 15일 조사에서는 0.02%까지 축소했다. 서초·송파·강동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 5월 중순부터 단 한 번도 상승하지 못하고 보합과 하락을 오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에 매수세가 줄어든 데다, 원자잿값이 오르고 집값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약화해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역대 최대 규모의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갈등으로 중단되면서 재건축 사업 리스크가 크게 부각된 것도 재건축 투자 심리를 위축하는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선을 전후로 안전진단,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아파트값이 올랐지만, 기대만큼 규제 완화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집값이 수년간 급등했다가 비교적 안정세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규제 완화를 했을 경우 집값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정부가 속도 조절을 하는 것 같다"며 "정부가 다음 달 발표하기로 한 250만 가구 공급 로드맵에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에 따라 재건축 시장의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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