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올려주고, 경쟁사서 빼오고..여행업계, 이번엔 구인난 '암초'
휴가철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겹치면서 3년 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는 여행 업계가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재확산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지만 업계에선 인력난이 더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연봉 인상, 공채 재개 등 엔데믹 ‘시동’
20일 업계에 따르면 노랑풍선은 최근 연봉 인상 및 복지 포인트 제공 등 보상제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한 임직원들에 대한 격려 차원이다. 입사 1년차 이상의 모든 직원 대상이며 다음 달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인상 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인사 평가와 직급에 따라 개인별 인상 폭이 다르다”며 “다만 코로나19 기간 중 업무 평가가 사실상 무의미해 2019년의 고과를 기준으로 예년보다 상향된 연봉 인상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영업·상품기획·운영·마케팅·기획·재무 등 주요 부문에 걸쳐 신입사원을 선발 중이다. 채용 연계형 인턴사원 모집으로 정기 공채를 하는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이날 “최종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 평년 수준인 80여 명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직원 절반은 휴직 또는 미복귀
신규 직원을 채용하고 연봉 인상 카드도 내밀었지만, 여행 업계의 ‘인력 정상화’는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노랑풍선의 경우 최근 2년간 필수 인력 제외 약 90%의 직원이 휴직에 들어갔다. 지난 1분기 기준 휴직 직원의 80%가량이 복귀했으며, 현재는 대부분 복귀했다고 한다. 다만 휴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약 50%가 자발적으로 퇴사해 2019년 말 기준 600명대였던 직원이 지금은 300여 명으로 줄었다.
하나투어 역시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전체 직원 수가 절반에 가까운 1200명대로 감소한 상태다.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전 직원 정상 근무에 나섰지만 역시 팬데믹 기간 동안 자발적으로 퇴사한 경우가 많았다.
모두투어의 경우에도 코로나19 이전보다 전 직원 수가 절반 정도 줄어 현재 650명 수준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인력을 운용하는 중으로 현재 전체 직원 중 약 65%가 복귀했으며, 나머지는 휴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 지원을 받아 유급 휴직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마저도 6개월 지원(지난해 기준)에 그쳐 무급 휴직도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외부 변수에 취약한 여행 업계에 한계를 느끼고 아예 타 직종으로 전직하는 등 ‘탈’ 여행업을 하는 경우도 늘었다.
서로 경력사원 빼가기도
올해 4월 정부의 방역지침이 완화하고,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가 해제되면서 해외여행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 1~6월 해외여행 모객 수가 하나투어는 8만4911명, 모두투어는 4만826명이었다. 3월부터는 두 회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세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업계에 따르면 항공편 기준으로 코로나19 이전의 30%, 매출은 15% 정도 올라온 형편이다. 시장이 정상화하려면 내년 말이나 2024년 초반은 돼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주부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여행 수요 회복세가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래가 불투명하니 대규모 채용을 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그러다 보니 기존 휴직 직원의 복귀 위주로 소극적 정상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경쟁 기업 간 인력 빼가기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시간 고객 응대 등 투입돼야 할 인력이 많은데 직원이 부족해 외부에서 수시 채용을 하고 있다”며 “경쟁사의 경력 직원에 높은 연봉을 제안하면서 서로 끌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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