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정치력, 당 안팎서 '시험대' 섰다
원구성 극한 대립 속 협치 '난항'
당권주자들 연일 수원 찾아들지만
전대 앞두고 운신의 폭 좁아 고민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정치력이 당 안팎으로 시험대에 섰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선출직은 처음인 김 지사의 정치력 발휘 여부에 따라 잠재적 대권주자로서의 기대감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동연 지사는 전날 '이재명 도정'에서의 평화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변경하는 조례안을 법정시한 마지막날에 전격 공포했다. 지난 10대 경기도의회 마지막 회기에 통과된 조례안은 이날까지가 공포시한이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경제부지사 직제 변경에 대한 이견은 없었으나, '남경필 도정' 때와 같은 여야 협치를 하기 위해서는 부지사 추천권을 국민의힘에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또,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장에 대한 추천권도 나눌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1 지방선거를 통해 구성된 경기도의회는 민주당 78석, 국민의힘 78석으로 다수당이 없이 정확히 여야 동수 상태를 이루고 있다. 당장 전반기 도의회의장을 누가 맡아야 할지를 놓고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도의회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여야 동수인 만큼 전·후반기 의장을 나눠서 맡자는 제안도 나오지만 도중에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면서 여야 동수 균형이 깨질 수도 있다. 따라서 서로가 일단 우선 전반기 의장부터 맡겠다는 태도라 양보와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은 상태다.
애당초 김동연 지사는 "높은 수준의 연정에 앞서 낮은 단계의 정책 협치부터 시작해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책을 중심으로 하루빨리 협치의 첫 단추를 꿰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도지사에 당선됐지만,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정책 중에서도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정책 협치' 정도를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 "협치는 말로 하는 게 아니다. 내 것을 상대방에게 과감하게 내어줄 때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며 부지사·산하 기관장 추천권 배분 요구를 거둬들이지 않자, 끝내 협치에 대한 뜻을 일정 부분 접고 인사권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동연 지사는 "연정과 결부해 자리나눔이나 어떤 자리가 어떻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도의회 의석 자체가 워낙 첨예한 갈등을 내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향후로도 도의회 및 국민의힘과의 관계 설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소속 정당 민주당이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으로 돌입함에 따라, 민주당 소속 5개 광역자치단체 중 위상이 가장 높은 김동연 지사에게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등 당권주자들이 다투어 손을 내밀고 있다.
당대표 후보인 박용진 의원은 지난 6일 김동연 지사를 찾아 "민주당 정치교체추진위원장을 맡은 김 지사를 힘껏 돕고 정치변화를 위해 함께 해야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이전 민주당보다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면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고, 혁신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다른 당대표 후보인 강병원 의원도 지난 8일 수원으로 내려와 "우리 당이 5년 뒤 준비를 해야 한다"며 "김 지사가 계시기 때문에 우리 당의 많은 분들이 5년 뒤의 희망을 갖고 열심히 뛸 수 있지 않나 싶다"고 한 걸음 더 내딛었다.
다만 찾는 이가 많은 것에 비해 김 지사의 운신의 폭은 좁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기 대선까지 염두하는 덕담이 나오지만 대선은 아직 너무 많이 남았으며, 그런 만큼 김 지사가 이번 8·28 전당대회에서 섣불리 누군가에게 힘을 싣거나 손을 들어주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권주자들의 덕담에 대해 김동연 지사는 "당내 문제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할 입장이 되지 못한다"든지 "너무 나간 것 같다. 정치적 욕심은 전혀 없고, 도정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올인하고 있다"고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동연 지사는 여전히 이재명 의원과 함께 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호남의 기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경제관료 출신으로 정치 경험이 없으며 선출직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당 안팎으로 시험대에 선 지금, 정치력을 보여줘야 계속해서 기대감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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