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권성동 사과, 진정성 있어.. 당권 경쟁 아니다"

곽우신 2022. 7. 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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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전당대회 가능성 차단하며 직무대행 체제 힘싣기.. 사적채용 논란에는 "역차별" 반박

[곽우신 기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대통령실의 사적채용 논란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권성동 원내)대표께서 사과하셨으니까,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야 되지 않겠느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사과를 높게 평가했다(관련 기사: 결국 고개 숙인 권성동 "청년 여러분께 상처 주었다면 사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사이의 다툼이 수습 국면으로 들어설지 주목된다.

그동안 장제원 의원과 권성동 원내대표 사이의 불화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장 의원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권 원내대표의 언행을 지적한 게 컸다. 두 사람의 오찬 회동이 있은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이 같은 갈등이 더욱 부각된 것. 하지만 장 의원은 20일 당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현 직무대행 체제에 힘을 싣는 발언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자주 통화한다"라며 "어제도 통화했고, 오늘 아침에도 통화했다"라며 두 사람의 관계가 돈독함을 과시했다. 다만 "충정"이라면서 "여러분들이 말하는 소위 '친윤' 그룹 내에도 건강한 긴장관계가 필요하다"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장제원 "지도체제 왈가왈부 옳지 않아... 사무총장? 누가 시켜준대?"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장제원 의원이 그 뒤를 지나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그간 공개 행보와 언론 접촉을 자제해온 장제원 의원은 작심한 듯 "언론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자꾸 지도체제 문제에 대해 내 생각을 묻더라"라며 "여러분 아시다시피 제가 공개적으로 지도체제 문제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느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얼마 전에 지도체제 문제에 대해서 기획조정국의 유권해석을 의원들이 받아들여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결의를 했고 결의문까지 나왔다"라며 "그런데 지금 그 지도체제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것은 난 옳지 않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그래서 제가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안 하고 문제를 자꾸 그렇게 해석을 해가지고, '조기 전당대회 파(派)다' 또는 '직무대행 파(派)다' 이렇게 막 언론들이 나누는 것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다"라며 "지금 어떠한 변화도 없다. 상황 변화가 없잖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기 전당대회를 전제하고 '간장(안철수+장제원)'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 이야기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데 대해서도 "참 진짜 너무하다"라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철수 혹은 김기현 의원이 당대표 후보로 나서고, 장제원 의원이 사무총장 후보로 런닝메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구상이다. 정작 장 의원은 "지금 전당대회가 있지도 않은데 너무 심하다"라며 "그런 거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라고 못을 박았다.

사무총장 자리에 대해서도 "그것도 어디서 나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라며 "지금 당 대표가 없는데, 무슨..."이라며 "당 대표가 누군가? 그분이 나 (사무총장) 시켜준다고 했나?"라고 선을 그었다. "정말 우리 너무 나가지 말자"라며 "너무 앞서 나가서, 의원총회를 가도 해석, 안 가도 해석(한다)"라며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의원들 공부 모임에 참 좋은 주제가 있어서 가고 싶은데도, 가면은 또 (기자 여러분이) 해석을 하실 거 아닌가? '무슨 연대가 시동을 걸었다'는 등"이라며 "안 가면 또 왜 안 갔을까 너무 확대 해석하고, 제 행보 하나하나에 막 그냥 의미를 부여하면 제가 너무 힘들다"라고도 토로했다.

그는 자신이 페이스북으로 권성동 의원의 발언을 지적한 데 대해서도 "당내에서 이야기가 있고, 또 그것을 우리 당의 지도자가 수용을 하고, 이런 가운데서 당이 건강하게 굴러가는 거 아니겠느냐?"라며 "그런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지, 이거 가지고 무슨 당권 경쟁이 지금 있느냐? 너무 확대 해석을 한다"라고 반발했다.

"일시적 갈등 봉합·전략적 후퇴"... 주도권 쥔 건 장제원?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려면 이준석 대표를 완전히 몰아내야 하는데, 지금처럼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국민의힘 지지율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자칫 더 나락으로 빠질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가 들어서면서 형식적으로는 친윤계가 당을 장악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사실상 리더십 공백 상태"라며 "대통령 국정 지지도 30%선이 붕괴하게 되면, 권성동 직무대행을 포함해 친윤계를 향한 책임론도 불거질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분위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게 되면 흥행할 수도 없고, 그렇게 치른다고 하더라도 '윤핵관' 후보보다는 안철수 의원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라며 "당 안팎으로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일단 단기적으로 갈등 봉합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후퇴라고 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역시 "더이상 확전되면 대통령실과 당에 좋지 않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휴전을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장제원 의원 입장에서는 본인의 공개적인 지적을 권성동 원내대표가 받아들이고 고개를 숙였기 때문에, 본인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의 실권은 사실상 자기가 쥐고 있고, 전당대회를 언제 어떻게 치르더라도 본인이 킹메이커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공정 가치 훼손? 1년 동안 무보수로 일한 분들에 대한 역차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권성동 원내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한편, 장제원 의원은 이날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적극 변호하고 나서기도 했다. 대통령실의 해명 논리를 그대로 반복해 기자들에게 강조한 것. 장 의원은 "여러분 아시다시피 우리 대통령께서는 정치를 오래 하신 분이 아니다. 검찰총장을 그만두시고 정치를 시작하는데 수행비서나 이런 최소한의 인력들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그걸 어디에서 쓰겠느냐. 지인의 지인을 통해서 묻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대통령도 지인을 통해서 최소 인력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았겠느냐? 그래서 제가 들어간 거다"라며 "그래서 그들이 (전당대회) 경선을 통과하고, 캠프에 또 들어가서 일을 잘했기 때문에 선거대책위원회에 들어갔겠죠? 그 선대위에서 살아남고 인수위원회에서 살아 남아가지고 8·9급으로 이렇게 들어간 거 아니겠느냐?"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그것마저도 공정의 가치가 훼손됐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1년 동안 아무 보수 없이 정권 교체를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서, 열심히 뛰었던 분들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대통령실에 언론인 출신 여러분들도 모시지 않느냐? 그거는 사적 채용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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