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강제북송 어민 '16명 살해' 발표 허위..文, 김정은과 담합"

국민의힘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TF 3차 회의
한기호 "탈북 브로커 송환받기 위해 거짓말 한 것"

한기호 국민의힘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TF 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1차 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당시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으로 지목됐던 북한 어민 2명이 실제로 탈북을 도와 준 브로커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의힘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TF 위원장을 맡은 한기호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3차 회의를 열고 "탈북한 분의 증언을 직접 들었다. (탈북어민 2명이) 16명을 살해했다는 문재인 정부의 발표는 허위였다"며 이처럼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들 16명은 오징어잡이 배로 탈북하기 위해 육지에 1명이 하선한 뒤 16명을 인솔해 승선하기로 했으나, 보위부에 체포돼서 오징어배에 남아있던 2명이 낌새를 알고 체포 직전 남하했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16명을 살해했다는 건 2명의 탈북 브로커를 송환받기 위해 거짓말 한 것이며 문재인 정부는 이런 내용을 합동 심문을 통해 확인했을 것이라고 하지만 (탈북하려던) 5가구도 김책시에서 모두 사라졌고 어디로 갔는지 생사여부도 모른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5가구 탈북 시도자 가족 중 일부는 탈북 시도가 있기 전 이미 과거에 탈북해 현재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다고 증언했다"며 "또 다른 증언에 의하면 (그들이 타고 왔던) 17t 오징어배 승선 인원은 정상적인 조업 선박은 절대 아니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의 말을 종합해 볼 때 해당 어선은 오징어 조업을 하기 위한 배라기 보다는 탈북 브로커와 탈북을 하려는 북한 주민들이 승선했던 배였을 가능성이 있다.

한 위원장은 "오징어 조업은 야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야간에 선실에서 취침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조업 위치도 각 개인별로 선장이 지정해주고 지정 받은 위치는 자의적으로 바꿀 수 없다고 한다"며 "조업 후에는 오징어 건조대를 개인별로 관리하며 자신이 잡은 오징어는 직접 건조 관리하고 분실 방지를 위해 절대 위치 이탈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취침 선원을 한 명씩 불러 살해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또 "북에선 한국에 가지말라 국정원에서 북송한다는 풍문이 전 북한 주민에게 회자된다"면서 "이 역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담합이 성공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가안보문란TF 위원인 태영호 의원은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의 거짓말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면서 "정작 법을 담당하는 법무부는 강제북송 결정 과정에 대해 '관여한 바 없다'고 답했다. 더 나아가 법무부는 강제북송 직전 청와대로부터 법리 검토를 요청 받았는데 부정적인 의견을 전했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정 전 실장과 민주당은 어민들을 법원에 넘기더라도 이들이 배에 있는 혈흔을 지우고 페인트칠을 하는 등 증거를 완벽하게 인멸해 무죄가 날 것이라고 주장한다"면서 "그런데 당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타고 온 배에 여러 흔적이 있었다'고 했고 부대변인도 '혈흔 같은 것인데 어느 정도 배 안에서 그런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흉악범이라고 법적 판단할 증거가 있다는 건지 없다는 건지 문재인 정부 사람들도 헷갈리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