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관 틀어쥔 푸틴, 서방제재 탓하며 또 '공급축소' 경고

박재현 2022. 7. 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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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재가동을 시사하면서도 가스의 공급량은 더 줄일 수 있다고 서방에 경고했다.

앞서 러시아는 자국에서 발트해를 관통해 독일까지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유지·보수를 이유로 지난 11일부터 열흘간 가동을 멈춘다고 밝혔고, 실제로 가스 공급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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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원전 연장 검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재가동을 시사하면서도 가스의 공급량은 더 줄일 수 있다고 서방에 경고했다. 노르트스트림1은 유럽으로 가스를 공급하는 핵심 가스관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서방은 원자력발전소 수명 연장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튀르키예(터키)와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들을 만나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항상 모든 책임을 다해왔다. 앞으로도 계속 책임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자국에서 발트해를 관통해 독일까지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유지·보수를 이유로 지난 11일부터 열흘간 가동을 멈춘다고 밝혔고, 실제로 가스 공급을 끊었다.

이에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자국에 대한 국제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 21일 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일단 이날 푸틴 대통령은 노르트스트림1 재가동을 할 수 있다고 말한 셈이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에너지 무기화를 철저하게 이용하는 모습이다. 그는 동시에 서방에 수리를 맡긴 파이프라인 가스터빈이 제때 반환되지 않으면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터빈 2대에서 하루 6000만㎥를 수송했는데, 터빈 하나가 추가로 고장났다”면서 ”수리를 맡긴 터빈 한 대가 돌아오지 않으면 1대밖에 남지 않아 공급량은 3000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가스프롬은 지난달 독일 지멘스에너지에 수리를 맡긴 가스관 터빈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량을 기존의 40%로 줄인 바 있다. 지멘스에너지는 터빈 수리를 캐나다 전문 업체에 맡겼는데, 캐나다 정부가 러시아 제재를 이유로 터빈 반환 여부를 고심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이것이 가스프롬 탓이냐”고 반발한 이유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자 유럽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은 다음달부터 천연가스 사용량의 15%를 줄이는 방안을 각 회원국에 제안하기로 했다. EU 외교관들에 따르면 ‘안전한 겨울을 위해 가스를 절약하라’는 이름의 이 계획은 상황이 악화하거나 자발적 감축이 불충분할 경우 강제조치로 이어진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특히 독일은 탈원전 중단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독일은 올해 말까지 폐쇄하기로 했던 원전 3기에 대해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독일 경제·기후보호부 대변인은 이날 베를린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등 심각한 상황에도 올 겨울 전력 공급이 보장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전력망 스트레스 테스트를 했다”고 말했다. 독일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단계적으로 원자력을 중단해왔고, 현재 원전은 3기만 남은 상태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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