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의외로 호기심 많아..업무보고때 양자과학 물어봐"(종합)

김봉수 2022. 7. 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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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20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밝혀
망 사용료-칩4 동맹 가입 여부에 "신중 기해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국내 통신사ㆍ외국 기업간 소송으로 까지 번진 망 사용료 문제와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칩4 동맹) 가입 여부에 대해 "국익과 법률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할 문제"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 15일 업무보고에서 윤 대통령이 "양자과학이 뭐냐"라고 물어봤다고 말하는 등 취임 후 2개월간의 활동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 장관과의 일문일답.

-이통통신사들이 5G 중간요금제를 내놓겠다고 하는 데?

▲ 국민들의 생활이 어렵지 않나. 그래서 많은 요청들이 있었다. 이통 3사에서 그런 분위기를 좀 반영해서 중간 요금제를 내놓을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언론보도대로 SKT에서 먼저 제안한 거로 알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도 여러가지 고민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제안을 해주신데 데해 통신 3사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다. 논란 있지만, 앞으로 검토를 할 내용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단 제안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 절차와 규정대로 토론을 해서 결정을 해서 실시할 것으로 생각한다.

-세종시 청사 논란이 있는데?

▲여러가지 검토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 존중이 필요하다. 그와 반대로 과기정통부 내에서도 불만 있는 것과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합리적인 방안으로 추진될 것이다.

-달 탐사를 위해 다누리가 발사된다.

▲ 7월 말에 출장을 갈 예정이다. 플로리다에 가서 달 궤도선 발사를 지켜볼 것이다. 한 편으로는 약간의 부담도 있다. 아무리 미국 스페이스X의 발사체로 한다고 해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부담된다. 아무 문제가 없이 잘 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성공하게 되면 과학기술계의 또 하나의 쾌거다. 국민들에게도 메시지가 될 것이다. 미 국무부와 우주 개발 등 과학 협력 방안도 논의할 생각이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행정안전부 하고 같이 협의하고 있다. (추진위원회)구성과 조직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 정리하고 있는 과정이다. 8월 중 위원 선임을 마칠 것이고 공식적으로 업무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행안부와 협의를 잘하고 있고 앞으로 실질적으로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다.

-반도체 얘기할 때만 웃고 다른 분야에 대한 정책 비전은 안 보여줬는데?

▲제가 그랬나요?(웃음). 기억이 안 나는 데 그렇지 않다.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사이버보안 등과 관련된 간담회에도 여러 번 갔다. 정말 많이 배우고 업계에 계신 분들이 다이네믹하게 잘하시는구나라고 말씀을 드렸다. 간담회 갔다 오니까 에너지가 나온다. 안 피곤하다. 반도체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런 분야의 간담회도 가서 도와줄 방안에 대한 얘기도 많이 들었다.

-교수 출신으로 업무를 잘 배우고 있는지?

▲ 교수 출신도 장점이 있다. (반도체 인재 양성 대책과 관련해) 계약정원제에 대해 교육부와 협의했는데, 내가 교수 출신이 아니었으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행정이나 재정, 정책, 인사 등의 분야도 작지만 경험이 있었다. 학교에서 기획교학장을 역임했었는데 안 하던 분야를 하니 몸에 고장이 난 적이 있었다. 학교 행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웠었다. 또 직원 30여명의 작은 조직이지만 반도체연구소 소장을 하면서 인사나 평 등을 경험해봤다. 물론 과기정통부는 비교도 안 되게 큰 조직이지만 빨리 배워가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배워 가겠다.

-(초임) 장관 길들이기 같은 것은 없었나?

▲그런 것이 있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냐가 문제다. 고민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지혜로 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지난번 업무보고 어땠냐?

▲대통령 업무 보고를 준비하면서 직원들이 많이 고생했다. 과기쪽은 용어가 어렵고 이해가 어렵다. 어떻게 잘 전달할까 고민 많이 하고 몇번 수정하면서 준비했다. 세상에 처음 해보는 일이라 긴장이 많이 됐다. 같이 들어가는 직원이 있으면 물어보는데 그럴 상황도 아니었다. 나름 긴장하고 어떻게 말하면 쉽게 잘할까 생각하면서 준비해 간 자료를 풀어서 잘 이해할 수 있게 쭉 말씀을 드렸다. 분위기 좋았고. 대통령이 질문을 많이 하셨다. 몇가지 이런거 저런거 신경 서달라고 주문을 하셨다. 의외로 호기심 많은 분이어서 양자기술에 대해 질문을 하시더라 양자역학 등등을 공부했는데. 닐스 보아 모델을 얘기하면서 보아의 제자 하이젠베르그 얘기를 했더니 옛날에 들어서 아는 내용이라고 하시더라. 양자의 체계에 대해 질문하셨다. 업무보고를 다녀 오니 (대통령이) 이런거 강조하시는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 또 대통령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무더위에 고생들 많이 하는 데 제대로 보상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그러셨다.

- 장관직은 왜 수락했고, 앞으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실 건지?

▲구체적으로 답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장관직 제안을 받고 처음 3일간 많은 고민을 했다. 준비가 안 된 상태였고, 이런 것을 하리라고 생각도 안 했었다. 갑자기 제안을 받고 잠시 유체이탈이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많이 돼 주변 사람들에게 상의를 했더니 "당신이면 잘 할 것 같다", "잘 갔다 와라"고 격려해줘서 수락하게 됐다.

디지털 분야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대강 보면 디지털 잘할 역량과 환경이 갖춰진 나라다. 디지털을 잘하려면 반도체 , 정보통신을 잘해야 하고 인프라 있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디지털 플랫폼 응용에 들어가야 한다. 핵심은 인재다. 디지털 같은 데에서는 천재를 키워야 된다. 그 사람은 100명이 할 수 있는, 아니 그 이상의 일을 대체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분야의 인프라와 역동성은 좋지만, 시스템 측면에서 보면 선진국의 도움 받아야 된다. 디지털 쪽 전공 학생들을 미국에 포스닥(박사후 연구 과정)으로 보내서, 디지털기업에서 인턴 교육을 받게 해야 한다. 그 중 상당수가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고 그걸 통해 발전하는 모델 만들어야 한다.

다른 부처도 그런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과기정통부도 '재능 사다리'라는 프로그램을 할 계획이다. 디지털 인재를 얼마나 모으고 수월성을 키워나가느냐가 핵심인데, 매 과정마다 시험을 보고 우수한 사람은 개선된 프로그램에 입학시키고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과기정통부가 나서서 너무 잘한다 싶으면 4대 과기원의 대학원에 보내줄 수도 있다. 100만 인재를 키워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데, 그 중 한 명은 뛰어난 인재가 되어야 한다.

- 미국이 주도하는 칩4 동맹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 여기저기, 중국 다녀온 기업체 관계자들과도 통화를 해보면서 고민을 해봤다. 자세한 것은 아직 진행 중이라 말하기 어렵다. 결국은 국가 이익에 부합되도록 해야 하는 부분이다. 칩4 동맹이 반도체에 국한되긴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데 다른 산업에도 영향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뭐가 도움이 되느냐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망 사용료 논란에 대해서는?

▲망 이용대가 문제를 교수 신분이면 막 얘기하겠다. 법률적 검토를 할 부분이 꽤 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그래서 소송 중이다. 그 결과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벤치마킹해서 규제 만드려는 다른 나라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게 옳다고 (일방적으로)얘기하면 안 될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선 양해를 구한다. 망 구축과 업그레이드 하는데 콘텐츠 제작자(CP)들도 기여해야 한다는 건데 논의해봐야 한다. 국제적으로 다른나라가 어떻게 하는지, 우리는 어떤 환경인지 면밀히 검토해서 추진해야 한다

-취임 후 실ㆍ국장 인사가 미뤄지고 있다.

▲ 빨리 했으면 좋겠지만 진행 중이다. 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그렇게 됐고.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큰 문제다. 인사가 빨리 되어야 일이 순탄하게 진행되는데 아쉬운 마음이 있다. 합리적인 인사를 위해 참아 줄 수 있는 부분도 물론 있다.

-민관과학기술위원회 등 과학 민관거버넌스 혁신 공약은 어떻게 되는 건가?

▲민관 거버넌스 문제는 대통령실에서 잘 알고 있고, 어떤 시점에서 그런 부분을 정리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거버넌스 때문에 뭔가 문제가 생기고 한 것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그런 부분 대통령실에서 이해 잘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송통신쪽의 규제 개혁 이슈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국가위성영상 규제 완화, 정보보호인증제도 개편, 정보보호제품 보안 인증. 클라우드 보안 인증. 5G 특화망 주파수 공급 절차 간소화 , 시내 전화 문제, 무선국 검사 간소화, 유료방송 규제 완화, 디지털플랫폼 자율규제 도입. 스마트폰 유심칩 규제 완화. 해외 우수연구자 연구비 제도 개선 등을 추진 중이다.

(박윤규 2차관) 새 정부 들어 규제 개혁을 집중 추진 중이다. 과기정통부의 역할은 경제규제개혁TF에서 신산업 규제 개선을 담당하고 있다. ICT규제샌드박스에서 발굴된 1차적 과제들을 7~8월 중에서는 개선할 수 있는 준비 중이다.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이 주요 이슈화됐는데, 개인정보보호 등에 대한 업계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개혁방안 만드는데 집중적으로 추진 중이며, 통신, 전파 등 오래된 규제들을 기술 발전에 맞도록 개선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허준이 교수가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탔는데, 수학 분야에 대한 지원은?

▲허 교수는 정말 굉장한 분이고 대단히 잘했다. 수학이 단순히 수학에 그치지 않고 사이버 알고리즘, 금융, 보안에 중요하다. 국가에서 잘 케어해서 인재가 키워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 수학 분야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지난번보다 증액된 것으로 알고 있다. 좀더 나아가서 기초과학을 꾸준히 오래 연구하면서 제2의 허준이가 나올 수 있도록 '한울타리 과제'(10년 이상 장기 연구자 지원)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내년에 시행할 예정이다.

-최근 LGU+가 이동통신사업의 탄소중립 예외 산업 지정을 요구했는데?

▲ 쉽게 얘기하면 이동통신이 탄소 절약 효과가 있다는 건데. 맞는지 검토해보고 토론해야 할 부분이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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